도덕경 34장 번역과 해설

작지만 위대한 것

by 도반스키

도덕경 34장

-작지만 위대한 것


[원문]

大道氾兮, 其可左右. 萬物恃之而生而不辭, 功成不名有.

대도범혜, 기가좌우. 만물시지이생이불사, 공성불명유.

衣養萬物而不爲主. 常無欲, 可名於小.

의양만물이불위주. 상무욕, 가명어소.

萬物歸焉而不爲主, 可名爲大 .以其終不自爲大, 故能成其大.

만물귀언이불위주, 가명위대. 이기종불자위대, 고능성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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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대도는 넘쳐 흐르니(大道氾兮),

왼쪽도 오른쪽도 가리지 않는다.

만물의 어머니로서 낳아도 말하지 않는다.

공을 이루어도 이름을 가지지 않는다.


만물을 사랑하고 길러주면서도

주인 노릇을 하지 않고,

항상 욕심이 없으니

‘작은 것(小)’이라 이름 붙인다.

만물이 되돌아오는 곳임에도

주인 노릇을 하지 않으니,

‘위대함(大)’이라 이름 붙인다.


자기를 큰 것으로 완성시키지 않기에,

그 위대함을 이룰 수 있다.

-도덕경 34장


[개념정리]

-대도범혜(大道氾兮): 대도는 넘쳐 흐른다. “도가 천하에 존재하는 것을 비유하자면, 시냇물이 흘러 강과 바다로 모여드는 것과 같다.-도덕경32장” 대도를따르는 사람은 높은 곳에 안주하며 고여 있는 것이 아니라, 낮은 곳으로 용감하게 흘러간다. “사랑하기 때문에 용감할 수 있다(慈故能勇).-도덕경67장”


-너희 중에 큰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마태복음23:11~12


[해설]


1. 물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아래로 흐른다


노자는 “대도는 넘쳐 흐른다(大道氾兮)”고 말합니다. 큰물은 좌우를 가르지 않습니다. 오른편도 왼편도 가리지 않고, 높은 곳을 떠나 낮은 곳으로 끊임없이 흘러 갑니다. 도덕경 32장에서 '도를 영원한 무(常無)라고 이름한다(道常無名)'고 하였지요. 이 보이지 않는 자리가 하나님의 자리입니다.—하나님의 자리를 알았다면, 34장은 그 자리에서 어떻게 밖으로 흐를 것인가를 가르칩니다. 대도는 편을 가르지 않습니다. 선악과 좌우, 이념과 진영의 경계를 넘어 낮은 곳으로 흐를 뿐입니다. 그러므로 도를 따르는 사람은 판단을 중지하고, 나누기보다 연결합니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자신을 내세우지 않기에 갈등을 키우지 않고, 필요한 곳을 조용히 적시며 지나갈 뿐입니다.


2. 바다의 여유


“만물을 입히고 먹이면서도 주인 노릇을 하지 않는다(衣養萬物而不爲主).” 대도의 일은 돌봄이지 소유가 아닙니다. “공을 이루어도 이름을 가지지 않는다(功成不名有)”는 구절이 이를 분명히 하지요. 32장의 통찰을 빌리면, 이름을 붙이지 않음(무명)은 곧 붙잡지 않음(무집착)입니다. 결과를 움켜쥐지 않으니 흐름이 막히지 않고, 흐름이 막히지 않으니 끊임없이 흘러갈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흘러가니 바다가 됩니다. 주인 되지 않음은 무력함이 아니라, 진짜 주인의 힘에 연결된 여유입니다.


3. 작아서 위대한 것


노자는 “항상 욕심이 없으니 ‘작다’라 이름할 수 있다(常無欲, 可名於小)”고 말합니다. 욕망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욕망이 주인이 되지 못하도록 자리를 비워 둔다는 뜻입니다. 물은 텅 빈 공간으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만물이 그리로 돌아오지만 주인 노릇을 하지 않으니 ‘크다’라 이름할 수 있다(萬物歸焉而不爲主, 可名爲大).” 라고 합니다. 결국 “스스로 크다 하지 않기에 그 위대함을 이룹니다(以其終不自爲大, 故能成其大).” 예수가 “자기를 낮추는 자가 높아질 것이다”(마 23:11–12)라고 한 말씀과 그대로 이어집니다. 이는 도덕경 67장의 “사랑하기 때문에 용감할 수 있다(慈故能勇)”라는 메시지와도 이어집니다. 낮아짐은 비굴함이 아니라, 사랑에서 나오는 담대한 선택입니다. 작아지기로 할 때 우리는 더 크게 흐를 수 있습니다.


4. 신의 물길과 나


도덕경 34장은 하나님의 자리를 아는 이가 이 세상에서 어떤 몸가짐으로 흐를 것인가(살아갈 것인가)를 가르칩니다. 세상의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선악 판단의 경계 앞에서 판단을 늦추며, 스스로를 낮추어 흐름을 열 때, 우리는 소유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통로가 됩니다. 통로가 된 삶은 갈등을 키우지 않고 목마른 곳을 적십니다. 강이 바다를 자랑하지 않듯, 우리는 스스로 크다 하지 않습니다. 다만 낮은 곳으로 끊임없이 흘러갈 뿐입니다. 신과 함께 자기를 낮출때, 보이지 않는 작음 속에서 신의 위대함이 드러나고, 우리의 작은 물길이 하나님의 큰 바다와 하나됩니다. 위대해지려고 하는 자는 역설적으로 자기를 낮추어야 합니다.

https://youtu.be/lMNWA9SYjOw

도덕경 34장을 노래로 즐겨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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