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35장 번역과 해설

천하태평

by 도반스키

도덕경 35장

-천하태평


[원문]

執大象, 天下往, 往而不害, 安平太.

집대상, 천하왕, 왕이불해, 안평태.

樂與餌, 過客止, 道之出口, 淡乎其無味.

낙여이, 과객지, 도지출구, 담호기무미.

視之不足見, 聽之不足聞, 用之不足旣.

시지부족견, 청지부족문, 용지부족기.


[번역]

대도를 따라 처리하면 천하가 뒤따른다.

뒤따르며 서로 해하지 않으니 태평해진다.


흥겨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은

지나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멈추게 하지만,

도를 드러내는 말은 담담해서 무맛이다.


보아도 다 볼 수가 없고,

들어도 다 들을 수가 없고,

사용해도 다 쓸 수가 없다.

-도덕경 35장


[개념정리]

-왕이불해(往而不害) : 뒤따르며 서로 해하지 않는다. “하늘의 도는 이롭게만 할 뿐 해하지 않는다 (天之道 利而不害).-도덕경 81장”

-이제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복음13:34


[해설]


1. 모든 존재자를 잇는 큰 형상


우리가 사는 세상은 ‘유(有)의 세계’입니다. 형상을 가진 존재자들이 각각 이름을 얻어 서로 구분되어 살아가고 있지요. 그러나 그 이면에는 ‘무(無)의 세계’가 있습니다. 모든 존재자들은 실제로는 하나로 이어져 있는 존재입니다. 노자는 이 보이지 않는 큰 존재를 ''라고 표현하였고, '대도(大道)', 또는 '큰 형상(大象)'이라 불렀습니다.


형상이 구분되더라도 근원은 하나입니다. 보이지 않는 선이 모든 존재자를 그림자처럼 연결하고 있기에, 우리는 서로 고립된 섬이 아니라 관계적 존재입니다. 이 진리를 깨닫는 순간, 자연스럽게 서로 해하지 않고 오직 이롭게만 하는 길(大道)을 걷게 됩니다. 노자의 왕이불해(往而不害: 대도를 따르며 서로 해하지 않는다)는 말을 여기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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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담백한 도


노자는 흥겨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이 나그네의 발길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찰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도의 말은 겉으로는 담담하고 무미건조해 보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담백한 순박함이야말로 끊이지 않고 흐르는 근원의 힘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강렬한 자극이 아니라, 깊고 담백한 진리입니다. 물처럼 무덤덤히 흐르며 모든 존재자를 살리고 길러내는 힘, 그것이 도라는 존재의 본질입니다.


3. 무한한 도


“보아도 다 볼 수 없고, 들어도 다 들을 수 없으며, 사용해도 다함이 없다.”


이는 도가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무궁무진한 근원임을 드러냅니다. 우리가 눈과 귀로 다 감지할 수 없지만, 도라는 존재는 모든 존재자를 끊임없이 살리는 생명의 샘물입니다.


4. 서로 사랑한다는 것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복음 13:34)


사랑은 서로를 해하지 않고 이롭게만 하는 길입니다. 이는 도덕경이 말하는 ‘왕이불해’와 완전히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가 근원에서 하나임을 알게 될 때,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존재의 양식이 됩니다.


도는 화려하지 않고, 예수가 말한 사랑 역시 자극적인 감정이 아닙니다. 담백한 물이 모든 생명을 살리듯, 사랑은 일상 속에서 담담하게 서로를 살립니다. 작은 배려와 용서, 말없이 흘러가는 선한 마음들이 모여 세상을 태평케 합니다.


노자가 말한 ‘큰 형상’을 붙잡는 삶은 바로 이러한 사랑의 삶과 다르지 않습니다. 서로를 이롭게 하며 살아가는 관계의 길, 그것이 곧 도의 길이자, 하나님이 보여주신 사랑의 길입니다. 무덤덤히 흐르지만 멈추지 않는 물처럼, 그 길은 세상을 고요히 살리고 결국 태평천하를 이룹니다.

https://youtube.com/shorts/XugRrkSupdI?feature=share

도덕경 35장을 노래로 즐겨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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