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살이 되었다
스물여덟 살에 결혼했다. 스물아홉, 서른, 서른셋, 그리고 마흔셋에 늦둥이까지 그렇게 네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결혼 후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일도 꾸준히 해왔다.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만큼, 나도 어른이 되었다.
엄마이고, 아내이고, 일하는 사람이었던 지난 스물두 해는 종종 숨이 차오를 만큼 빠르게 흘러갔다.
힘들다고 느껴지던 순간도 있었고, 기쁘고 벅찬 시간들도 많았다.
생각지도 못한 일들도 많이 벌어졌다. 아이를 안고 뛰어다니던 날들, 밤새 열이 내릴까 손을 얹고 지켜보던 새벽들, 밤새 토하는 아이를 데리고 잠 못 이루던 날들, 아이들과 워크숍, 그 사이에서 고민하던 시간들, 유아에서 청소년을 거쳐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어 가는 아이들과 벌어진 다양한 사건들과 시간들.
네 아이의 엄마라는 나의 타이틀이 버겁기도 하고 그 안에서 하고 싶은 나의 일을 놓지 않고 꾸준히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들, 그 시간들 속에서 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애썼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쉰 살이 되었다. 쉰이라는 숫자는 조용히 나에게 다가왔다.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바라보기로 했다. 지쳐 있는 마음도 보이고, 아무 말 없이 버티던 어깨가 보였다.
포기했던 것들과 끝까지 붙잡고 온 꿈이 동시에 보였다.
스스로를 있는 힘껏 다독이고 싶어지는 순간이었다.
되돌아보면,
참 열심히 살아왔다. 힘든 날에도 늘 내 자리를 지켰고, 나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견디며 오늘까지 왔다.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바라본다. 지나온 시간, 살아낸 시간 안에서 벌어진 나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꺼내보고 싶다. 그 순간마다 어떤 감정과 어떤 대화로 잘 이겨내 왔는지, 얼마나 애썼는지,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다.
지금까지 잘해왔다.
앞으로도 나를 아끼며 다독이며 잘해 낼 것이다.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원하는 방향을 잘 잡고 나아가면 된다. 바쁘게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며 조금 더 단단하게 조금 더 따뜻하게 앞으로의 길을 걸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