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추, 지나간 괴로움을 곱씹는 습관
반추란 지나간 과거의 일이나 해결되지 못한 고민을
계속 반복해서 떠올리고
곱씹고, 또 곱씹는 거다.
일례로 낮에 딸과 나눴던 대화 속에서도
기분 나쁨을 떠올리고 한다.
가시 돋친 말 한마디나 미묘한 표정이
자꾸 머릿속에서 무한 반복 재생되는 상황이다.
나는 이게 심하다.
거의 병적이다.
그래서 온갖 잡다구리 한, 문제가 아닌 문제들을
끌어안고 걱정하는 나를 위해 정신과약을 먹는다.
신경정신과약은 어떤가.
그마저도 내 예민한 몸뚱이에 온갖 부작용을 가져와서
결국 정착한 약물은
브린텔릭스와 아빌리파이다.
나를 살게 한 작은 알약들이다.
확실히 효과가 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
생각을 아예 안 하게 하지는 않지만
과도하게 폭주하는 생각의 스위치를 꺼주는 기분이랄까?
생각이 차분해지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딸이 오늘 유독 피곤했나 보다..
말표현이 서툴러서 마음과 다르게 나갔나 보다..
이렇게 이해하게 된다.
물론 나를 위해서.
그 감정이 밤늦게까지
나의 평온을 방해하도록 허락하지 않겠다.
생각의 스위치를 끄는 법을 배우며 깨닫는다.
내 평온을 망치면서까지
지켜내야 할 대화나 관계는 없다는 것을.
이 작은 알약들이 지켜주는 것은 단순한 수면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침해받지 않을 나의 '오늘'이다.
나는 오늘도 기꺼이 나를 위해 평온을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