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온 Dec 05. 2019

#09. 목수조공 3일 차 | 단열, 목공

노가다 다이어리

오! 드디어 목수일이다!


 목수 조공으로 일을 하기 시작하고 3일 차. 드디어 목수일을 하게 됐다. 그것도 원하던 사수 아래서 말이다. 모든 게 낯설지만 그래도 우리 선조들이 항상 외치치 않았던가. "시작이 반이다."


 방수 작업이 마무리되고 난 이후 공정은 벽체를 원상복구 시키는 작업이다. 어떤 공정으로 진행되는지는 알고 있지만 직접 시공에 참여해보는 건 난생처음. 모든 게 어색하고 어렵다. 사수가 해주는 말을 모조리 기억하고자 최선을 다하지만 역부족.. 그걸 당연히 여기는 사수는 열심히 설명을 녹화하라 한다. 이렇게 일을 하나부터 천천히 알려주는 사수를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저 감사하다.


단열작업 및 벽체의 '상'작업 중


 목공 작업이 진행되면서 기존에 하던 방식과 다른 꼼꼼함에 또 한 번 놀란다. 이렇게 시공하면 바람이... 들어올 수가 없다. 보편적으로 시공하는 방법은 창틀 시공할 때 창호 시공자들이 창틀만 폼으로 채우지만, 모든 틈새 틈새를 폼으로 가득 채우고 판재를 덮기 위해 품을 모두 칼로 재단한다. 각재로 상을 세운 뒤엔 단순히 석고보드만 치는데 말이다.


방 3개를 작업하는데 속도가 안 나온다. 제기랄 전기일이면 금방금방 해치울 텐데 안 해본 목수일을 하려니 작업품질과 속도를 모두 이뤄낼 수 없어 속이 터진다. 괜스레 사수 눈치만 보인다. 못하는 게 당연한데 당연하지 않다. 


목공을 관리자 입장에서 보며, 가끔씩 직접 시공을 하곤 했었다. 그때는 항상 레이저 수평을 의지했었다. 이게 가자 정확하다는 생각이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고, 전기로 일을 배울 때 레이저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정작 실렸는데 A급 목수들은 일의 양을 높이기 위해 '가이드'를 이용한다. 수평의 기준을 잡아줄 수 있는 목재를 이용하는 거다. 이 방법이 일상화되면, 일일이 줄자로 치수를 측정하지 않아도 되기에 작업 속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전기작업과는 전혀 다른 공정의 목수는 생각만큼 실력이 늘지 않아 스트레스지만, 기존에 배웠던 일반적인 공법이 아닌 새로운 공법들을 배우는 건 역시나 즐거운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08. 목수조공 2일 차 | 목수? 방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