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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온 Dec 13. 2019

#13. 전기 내선전공

노가다 다이어리

분명 내선 전기일을 하기 위해 용병으로 왔는데, 또 외선 일이다. 이걸 내선이라고 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분명하다. 오늘 해야 할 일은 '가로등 설치'. 기본적인 배관 및 입선은 모두 되어 있는 상태. 포클레인을 이용해서 가로등을 들어주면 미리 입선해 놓은 케이블을 가로등에 넣어준다. 


전기일 하면서 가로등 작업을 하게 될 줄이야.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2.5mm 전선들이 아니다. 케이블당 16mm 는 되는 듯하다. 니드선을 뽑는 방법도, 조인을 하는 방법도 모두 일반적인 방법도 다르다. 전기공 첫날과 같은 작업의 일환이지만, 다른 점은 가로등을 직업 설치하는 게 추가된 것. 


일이야 하면 되는 거고, 한 번 작업해보면 그다음부터는 숨 쉬듯 진행할 수 있으니 일의 속도도 빨라진다. 그런데 일을 방해하는 건 '자연'이다. 특히 제주도의 '바람'이다. 제주도 하면 '돌', '바람', '여자'라고 듣긴 했지만, 이놈의 '바람'이 이렇게 까지 무서울 줄이야. 해변에 불어오는 일상적인 바람일 뿐인데, 여름철 태풍이 올 때보다 더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가로등 분점함. 처음 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도 처음이니까.


날은 안 추운데 바람이 너무 세서 체감온도가 뚝뚝 떨어진다. 전선은 딱딱해지고 피복은 안 벗겨진다. 불어오는 바람에 모래들은 휘날리기 시작한다. 일하면서 모래를 얼마나 먹었는지 원..


작업 끝나고 나니 왼쪽 눈이 따끔거린다. 모래가 들어간 건지 상처가 난 건지 모르겠다. 항상 보안경을 착용하겠다고 구매해 놓고서는 늘 사용 안 하니 이 모양이다.


현장일을 하면서 안전은 내가 직접 챙기지 않으면 다치는 내 몸을 보호할 수 없다.


여전히 일은 힘들지 않음을 느끼며, 

자꾸 전기 일하니까 다른 일을 하기 싫어지는 현실




항상 안전장비의 착용과 사용을 생활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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