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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온 Nov 15. 2019

노가다 에세이 #002

건설현장 노동자의 시작은 잡부


 노가다 혹은 건설근로자의 시작은 대부분 인력사무소를 통한 잡부의 경험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대부분 인력사무실서 연결해주는 일이 건설근로자일 것이고, 지방으로 가면 갈수록 건설에서 농업으로 비중이 높아짐이 특징 아닌 특징이죠. 각자 사정이 있어서 인력사무소를 찾지만 보편적으로 절박한 상태입니다.


 혹여나 주변에 인맥이 있다면 인력사무소를 통하지 않고 건설현장으로 바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잡부의 개념보다는 하나의 공정의 조공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맥으로 가는 경우 존재하는 혜택은 소개 수수료를 안내도 된다는 것과 업무의 강도가 비교적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지인을 통하여 갔는데 험한 일을 시킬 수 없는 노릇이거니와 조공으로 가는 경우 하루 보고 마는 게 아니라 한 달 혹은 몇 년을 지속적으로 봐야 하기에 같은 근로자끼리 텃세가 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설근로자가 될 때 인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잡부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이유입니다. 그럼 잡부로 나가게 되면 도대체 어떤 일을 하게 될까요? 우리가 그동안 TV에서 접했던 내용을 하게 되는 걸까요? 제 기억 속에 TV 속 잡부는 벽돌을 들짐지고 위험한 난간을 오르는 장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당신의 기억 속 건설현장 속 인부는 어떤 모습인가요?


 막상 현장에 잡부로 나가면 TV 속 이미지들과 전혀 다른 일들을 합니다. 보통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게 됩니다. 바로 현장 정리 및 청소입니다. 건축폐기물들을 한 곳으로 모아 목재, 석고, 혼합 이렇게 구분해서 따로 정리를 하는 일을 시작으로 전체 현장을 쓸고 정리하게 됩니다. 간혹 옮겨야 할 짐들이 있는 경우 같이 옮기기도 하죠. 잡부는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게 아니기에 현장에서도 복잡한 일이나 위험한 업무는 시키지 않습니다. 사고 나면 원청에서 처리해야 하기에 매우 복잡해지거든요.


 그러니 지금 건설근로자가 되어야 하거나 가야 한다면 너무 겁먹지 말고 마음 편하게 가시라는 말입니다. 군대도 다녀왔는데 현장은 그에 비하면 할만합니다. 막상 가서 시키는 일하다 보면 시간도 잘 가고 복잡한 번뇌가 저 멀리 사라집니다. 다만 개인의 안전은 본인이 신경 써야 하기에 안전화, 여벌의 옷 등은 본인이 미리 갖추고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무료로 제공해주는 안전화는 가장 저렴한 안전화여서 발도 아프고 불편하지만 제대로 된 안전화는 운동화처럼 발이 편하답니다. 참고로 필자는 K2 안전화 14만 원짜리 사용 중입니다.


  팁을 드리자면 첫 째날인 당연히 온몸이 쑤시고 힘들지만 이건 안 쓰던 근육을 써서 생기는 근육통입니다. 괴롭다며 본인을 책망하거나 후회하지 마세요. 전신 운동한 겁니다. 어떻게든 3일만 나가면 모든 근육통은 사라지고 몸에는 잔근육이라 쓰고 노가다근 이라고 불리는 근육들이 생깁니다.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방진마스크를 지급하지 않으니 3M 마스크를 별도로 구비해서 챙기세요. 현장에서 나오는 먼지는 어마어마합니다. 




 제가 전기기술자로 일할 때는 저 또한 잡부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심하게 생각했습니다. "차라리 기술직 조공으로 가서 일을 하면 더 편하고 기술도 배워서 나중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왜 맨날 잡부로 나와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까?" 어린 나이에 어린 생각이었죠. 각자 사정이 있다는 것을 그땐 몰랐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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