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란 무엇일까?
노가다라는 단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들 사용하는 단어지만, 보편적으로 건축현장에서 일하는 일을 칭하는 단어다. 해서 건축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흔히들 '노가다꾼'으로 한꺼번에 싸잡아 표현하는일이 일반적인다. 내가 건축업을 하기 전에 가졌던 현장직들에 대한 인식은 인생을 성공하지 못하여 몸으로 힘들게 일하는 저임금 노동자라는 생각이었다. 이런 생각이 자리 잡은 이면에는 우리집안 전체에 현장근로자 혹은 건축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주변에서 간접적인 정보를 얻을 수 없었고, 나의 인생스승인 TV에서 표현하는 건축업에서 일하는 '노가다꾼'에 대한 것이 그러하였기 때문도 크다.
한달 수입을 기준으로만 생각한다면 어떤 공정을 하든 꾸준히만 나가면 한달 300만원 벌이를 할 수 있는 직업이기에 직업군에서 최하위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기술자든 잡부든 현장직 특성상 정직원이 아니기에 꾸준한 수입이 보장되지 않고 복지혜택과 노후 보장도 없기에 모든걸 다 따지고 보면 아주 좋은 직업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예시를 들자면 내가봤던 현장작업자 분들의 자녀들은 모두 대학교를 진학했으며, 집이 자가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는 것.
내가 보기엔 진성 노가다꾼들은 중산층 정도의 삶을 영위하고 살아가기에 이 직업군이 어째서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외면당하고 괄시받는 작금의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건물을 하나 올리는데 필요한 모든 공정들에 속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노가다꾼의 명칭은 현장 소장부터 잡부까지 직업의 세부적인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다. 노가다는 공정별로 나누면 대략 20개 공정이 넘고, 공정에서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200개는 훌쩍 넘는 세부직업들이 파생되는 건축업이다. 하지만 현실사회에서 일반 젊은 친구들에게 '건물 올리고 다닙니다'라고 이야기하면 TV속 현장 잡부를 떠올린다. 실상 현장소장으로 전체를 컨트롤 하는 전문직임에도 말이다.
노가다는 수많은 공정이 존재하며, 공정별로 기술자 와 조공으로 나뉘게 된다. 어떤 공정이든 기술자가 되면 공정에 따라, 일당 18 ~ 35만이 책정되고 내가 일하는 일자만큼 한달의 수입이 책정된다. 해서 노가다에서 중요한건 기술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TV에서 주로 접하게 되는 노가다는 기술자가 아닌 '잡부'라고 불리우는 공정이다. 잡부는 현장에서 청소를 하거나 짐을 옮기는 등 아주 간단한 육체노동을 하는 업무로써, 별다른 기술이 없어 아무나 할 수 있다. 잡부는 평균 일당 11 ~ 13만원이 책정되고 일한만큼 받지만, 현장에서 매일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니다보니 주로 인력사무실에서 보내주는 곳으로 매일 출근지가 바뀌는게 일반적이다.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이 질문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게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에 매번 정답을 찾기는 어려웠다. 네이버 국어사전을 검색해보면 다음과 같이 명사가 풀이된다.
1. 행동과 성질이 거칠고 불량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말.
2. '막일(1. 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하는 노동)'의 잘못.
3. '막일꾼(막일을 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의 잘못.
그리고 일본어 '도카타(dokata)"의 발음이 변형되어 '노가다'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즉 일본말의 잔재이기도 하고 뭐, 전체적으로 같은 말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
"막일하는 공사판의 노동자"
국어사전에 이렇게 표기되어 있다는건 대부분의 사람들의 무의식에 이렇게 인식되어 있다는 뜻이겠다. 국어사전 정의대로 막상 공사장에서 건축일을 하면 정말 막일하는 사람은 없는데 말이다. 그저 하루하루 자신의 기술을 펼치며 열심히 노동을하며 정직하게 돈을 버어 각자의 가정을 유지하는 훌륭한 가장들인데.
예전에 함께 일했던 현장소장님께서 '노가다'라는 뜻을 생각해본적 있느냐라는 질문을 하시며, 본인의 20년간 고민을 하며 내린 자신만의 뜻은 'No Guide'라고 하셨던 말이 머리속에 계속 떠오른다. 매번 수많은 공정과 시뮬레이션을 하고 현장을 시작하지만 항상 현실에 직면하면 매일 생겨나오는 변수들을 본인만의 노하우로 잘 풀어가야 하기에 현장은 항상 'No Guide' 그리고 우리 인생도 그와 같기에 'No Guide'.
대다수의 젊은 사람들 우리 부모 세대가 아닌 그 이후의 80년대 중후반 이후에 출생한 사람들은 그 이전세대와 다르게 대부분 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는 1차/2차 산업시대가 아닌 3차/4차 산업시대의 세상에서 직업을 선택하는 혜택을 누리며, 부모님께서 원하셨던 번듯한 직장의 사무직 혹은 서비스직에 취업을 한다. 이 번듯한 직장이라는게 '서울', '큰건물', '정장', '기업' 4가지 단어로 모든게 설명되기도 한다. 1/2차 산업시대를 살아온 본인들의 길이 아닌 보다 편안하게 사회 생활을 하라는 부모님들의 바람이 명확히 투영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건설업의 현실을 보면 기술자라고 칭하는 분들의 나이가 모두 60대를 넘어서고 있다. 문제는 그 이후의 후배 세대가 거의 단절되어가고 있다는 점. 대략 10년이 지나 기술자들이 모두 은퇴하고 나면 건물을 올리거나 혹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때 누가 일을 해줄 수 있을까? 대부분의 건축가는 설계만 진행할뿐 결국 기술자가 투입되어야 실제로 건물이 올라가는 것인데 말이다.
해서 요즘 '노가다판'을 보면,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면 기술자분들이 쌍수를 들고 대환영을 하며 본인의 기술을 최대한 많이, 잘 가르쳐주려고 눈빛이 반짝인다. 과거에 본인들이 기술을 배울때와 비교하면 천지개벽할 일이다. 맞으면서 기술을 눈으로 훔치며 배웠던 그 시절엔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노출되면 소위 말하는 '밥줄'이 끊기는 시기었기에 더욱 기술이전을 안해주려고 했지만, 지금은 기술이 명맥이 끊기는 현실이기에 후배, 제자들에게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기술을 배우기를 희망하고 있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고 기술자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면 젊은 친구들이 더 많이 기술을 배우기위해 달려들지 않을까? 인식이 바뀌려면 기술자가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얼마를 버는지에 대한 정보가 보편적으로 알려져야 할텐데 말이다. 그리고 언어의 순화도 중요한데, 우리가 하고 듣는 말속에서 무의식적인 편견이라는게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노가다'라는 단어를 다른 말로 대체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지만 막상 대체용어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분명 다들 기술자인데 말이다. 전기기술자, 타일기술자, 목공기술자, 도장기술자 등등...
나부터 하나씩 실천하기위해 우리 현장에 출근하는 기술자분들에게 반말 및 하대를 금지하였고, 오히려 기술자 대우를 많이 해드렸었다. 뭐 특별한건 아니고 내가 전기 기술자로 3~5년간 일하면서 느꼈던 부당함과 안타까웠던 행동들을 안하고, 그저 기술자로써 대우해주는 것뿐이었지만. 작은거 하나부터 시작하면 뭐라도 바뀌지 않을까?
노가다, 건축업으로 들어오는데에는 각자만의 사정이 모두 있다. 보통 장래희망이 노가다꾼은 아니니까 말이다. 만약 당신이 이 업으로 들어오려는 생각을 하고 있거나 그런 상황이라면 너무 절망하지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작성합니다. 모든 직업은 신성하지만 일한만큼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직업을 찾으라면 가장 정직한 업으로 '노가다, 건축기술자'를 꼽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