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온 Dec 23. 2019

#16. 전기 내선전공

으악 풀링이다.

 내선전공은 하는 일이 정말 다양하다. 건축을 함에 있어 시작과 끝까지 모두 함께하는 공정은 전기가 유일하다. 그래서 하는 일도 다양하고 난이도도 전부 다르다. 일반인들이 전기공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대부분 분전함을 손보거나 집안의 누전을 잡아주는 정도의 단순한 업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전기일을 한다면 내선전공을 하라고 항상 주위에 추천하는 이유는 타 공정에 비하여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과 무겁고 단순한 작업을 거의 안 하기 때문이다. 다만 저압 케이블을 진입하는 '풀링'작업은 예외이다. 


'풀링'을 쉽게 설명하자면 전기를 건물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메인 전력을 전선으로 연결하는 작업 중 '전선을 인입, 당기는' 일을 말한다. 오래된 건물을 예로 들면 전봇대에서 바로 전원을 건물에 연결을 하는 걸 떠올리면 집에 전기가 어떻게 들어오는지 이해가 보다 쉽다. 요즘은 건물을 신축할 때에는 맨홀을 바닥에 묻어서 메인 전력을 땅바닥 아래'지중화'로 전선을 연결시킨다. 


과거 우리 사수들이 일할 때에만 해도 이런 풀링 작업을 할 때는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그저 인력으로 모든 작업을 해왔었다. 이게 얼마나 고된 노동인지 설명을 해보자면 1시간 동안 3명에서 1T에 가까운 물체를 줄다리기 한다고 생각하면 얼추 비슷하다. 끌어야 하는 목표 'M'가 정해져 있기에 무조건 전선을 끌어야 한다.


요즘은 '풀링기'라고 하는 전용 장비가 있어서 이런 고중량의 풀링 작업은 대부분 장비를 이용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작거나 지방인 경우는 장비를 사용할 수가 없기에 여전히 예전처럼 인력으로 모든 일들을 처리한다. 요즘 일당을 뛰는 전공들은 대부분 풀링 작업이라고 하면 차라리 일을 안 나가고 쉬고 만다. 그만큼 내선 전기의 일 중에서는 힘든 일이다.

그런 고된 일을 오늘 했다. 풀링 작업의 고된 점은 정말 끊임없이 당겨야 한다는 점이다. 해서 지금 나의 오른손은 마우스 휠을 돌릴 수 없을 정도로 근육이 놀랐다. 매일 하는 작업이면 손이 적응했을 텐데, 어쩌다 한 번씩 하고 나면 항상 그날 주로 사용한 부위가 아프다.


우리가 생활하는 데 있어 필수요소인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선 전기공[내선, 외선전공]들의 자신을 갈아 넣는 열정이 항상 가득하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기 바라며 오늘의 일지를 마친다.


다음에 가면 EPS실에 메인 케이블 인입한 이후에 케이블에 터미널 작업을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노라.

매거진의 이전글 #15. 전기 내선전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