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무것도 못 했다고, 나를 탓했다
요즘, 내 안에 두 사람이 자주 싸운다.
한 사람은 무너졌고, 다른 한 사람은 냉정하다.
마음이 다치면 눈에 보이지 않기에, 나조차 그 상처를 외면하려 들었다.
오늘은 그 둘 사이에 앉아, 조용히 나를 바라보았다.
"나... 또 오늘 아무것도 못 했어..."
무너진 내가 말한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있었지만
손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단어 몇 개만 붙잡고
계속 맴돌았다.
"그래놓고 왜 힘들다는 거야.
진짜 어이없다."
냉정한 내가 쏘아붙인다.
"하루 종일 있었잖아.
밥도 먹었고, 글 쓸 시간도 있었고,
그렇게 뒹굴 시간도 있었잖아."
"그냥... 밥도 겨우 한 끼 먹고,
쓰다 울고... 그게 다였어."
"웃기고 있네.
그럼 누가 대신 살아줘?"
그 말이
뇌를 탁, 친다.
나는 입을 다물고
눈을 피하고
그저 손만 조용히 쥔다.
"나도....... 나도 나한테 화나.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근데, 진짜 너무 힘들어..."
그 말이 나오기까지
오래 걸렸다.
"아침에 눈뜨는 게 제일 무서워.
또 아무것도 못 할까봐."
잠깐, 침묵이 흐른다.
"이게 진짜야.
내가 지금 무너지고 있다는 걸
나도 알아.
근데, 나 혼자서는
이걸 어떻게 멈춰야 할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