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쌓인다
묻어뒀다.
말하지 않았고,
그냥 지나가면 괜찮아질 거라 믿었다.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건,
너무 늦은 뒤였다.
별 거 아니었던 일에
감정이 터졌다.
터진 건, 마음이 아니라
그걸 꾹 참고 있던
나였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힘든지,
그땐 몰랐다.
감정은
눌러놓는다고 사라지지 않았다.
무심코 지나간 줄 알았던 마음들이
발밑을 뚫고 올라와
나를 휘감고,
넘어지게 했다.
그건 '지나간 일'이 아니라,
그냥 너무 깊이
묻어둔 일이었단 걸.
아무 일 없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버티다가
나를 잃을 뻔했다.
이제,
그만 좀 눌러도 된다고
그 말을
내가 나에게 해준다.
사라진 게 아니라,
말하지 못했던 마음이었을 뿐이니까
이 글은 브런치북
<나는, 나의 편이 되기로 했다>로
이어질 감정의 한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