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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승언 Dec 23. 2019

주문을 틀리게 하는 식당

일본 동경에 한 식당이 있습니다. 이 식당은 다른 식당과 다른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함박스테이크를 주문했더니 만두가 나오고, 식사도 하기 전에 디저트를 갖다 주는 등 실수를 연발합니다. 그런데도 손님들은 "괜찮다"고 말합니다. 주문을 하는 손님이나 실수를 하는 종업원이나 화를 내거나 미안해하기 보다는,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 이 상황을 즐기는 분위기입니다. 식당 이름도 "주문을 틀리게 하는 식당"입니다. 


이 식당의 서빙을 맡은 종업원들은 모두 치매환자로, "치매 환자들도 보통 사람처럼 활동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취지로 한시적으로 운영한 식당입니다. 이 식당을 연 오구니 씨는 "이 식당을 통해 치매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실수들을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 즐기자는 관용이 주변에 퍼진다면 치매 환자들도 보통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새로운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식당의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치매 환자들과 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과 노력 때문일 것입니다. 


이 땅을 살면서 우리는 많은 문제를 만나게 됩니다. 우리가 직면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책을 발견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우리가 서로에게 관용할 수 있을 때, 당장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도 문제들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도 관용할 줄 알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자신이며, 가장 상처를 많이 받는 것 역시 자신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에도 미소짓고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실패해도 용기를 내어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우리가 서로에 대해, 자신에 대해 관용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부족하고 연약한 자들을 부르셔서 자녀 삼아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자녀 삼아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다른 사람을, 그리고 자신을 관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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