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길벗 소로우 Jul 30. 2022

군산 바람에 자전거

오늘 군산에서 자전거를 탔습니다. 바닷바람과 공단의 바람이 섞여 있었습니다.

 바람은 자유의 바람이었습니다.

다른  바람은 내가 젊은 시절 구미 공단에서 맡았던 플라스틱과 습기가 섞인 바람이었습니다.


나는 자전거를 타면서 원하지 않아도   바람을  흡입했습니다.

하나는 자연의 바람이었고, 다른 하나는 산업의 바람이었습니다.

나는 내가 자연의 바람을 좋아하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내가 자연의 바람만 좋아하고 거기에만 머물렀다면 나는 죽었을 것입니다.

나는 산업사회에서 산업인으로서 살아가야 했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플라스틱과, 수소, 질소, 그리고 여러 불순물을 정화하기 위해 사용된, 그런 기체의 냄새를 맡아야 했습니다.

나는  인공적인 냄새를 맡음으로 해서,  생을 유지해 왔습니다.

플라스틱이 자연이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나는  냄새를  맡습니다. 그리곤 때로 이쪽, 때론 저쪽을 동경합니다.

나는  어떤 냄새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생을 유지할  없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는 군산항 자전거 길을 달리며, 그냥  모든 것에 대해 감사했습니다.

나는 콧구멍이 둘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후각은 남들에 비해 약하지만,

그래도 나름  냄새를 어떻게든  맡으며, 어떻게든 살아왔지 않습니까?




작가의 이전글 이상한 사람에 대한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