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중심주의도 이제 옛말이 아닌가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직무가 빨리 바뀐다.
휴직 3년 하고 오면 일 자체가 다 바뀌어서 복귀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다.
(시간이 갈수록 복직자의 두려움이 예전보다 더 크다. 수학 선생님은 복직이 덜 두렵다. 그러나 엔지니어는 복직이 많이 두렵다)
2. 직무와 인간이 결합하는 속도가 빠르다.
예전에는 숙련인력이 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지금은 꼭 그렇지도 않다. 직무가 쉬워졌다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되는데 기계와 컴퓨터의 도움으로 숙련전문가가 되는 시간이 짧아졌다는 뜻이다. 인간의 학습속도도 빨라졌지만 노가다성, 단순반복성 업무가 점점 사라지는 영향이 크다.
3. 업은 더욱 복합화되고, 노동은 더욱 파편화된다.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상품 [[복잡도]]가 나의 노동 복잡도는 아니다. 현대 기업에서 제공하는 가치는 아주 복합적이다. 그렇지만 나의 노동은 아주 분절화, [[파편화]]되어 있다..
직무중심주의는 미래에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 존재하지도 않는 직무를 상정해 놓고, 인간을 거기 뜯어 맞추려는 시도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20세기 중반에 인쇄공을 불러놓고, 편집업무를 시키면 아연실색했을 것이다.
이제 구글에서 보안 전문가를 채용해놓고, AI를 개발하라고 하면, 직원이 '아, 저는 전문영역이 다른데요' 하면 안 된다.
그냥 개발하면 되고, 개발해야 한다. 실제로 그렇게 한다. 그리고 기존의 AI 전문가, 데이터 전문가보다 네트웍 엔지니어가 더 좋은 것을 개발할 수도 있다.
차별화된 직무라는 것이 점점 사라지고 옅어지는 것이다.
수십 년 전부터, '평생 직장'이 아니고 '평생 직업'이라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아니라 본다. 평생 직업? 그런게 과연 존재할까? 얼마나 많을까?
70살까지 생산활동을 한다고 치면, 한가지 직업으로 어떻게 45년을 일할 수 있단 말인가? 불가능하다.
그럼 미래는 무엇일까?
변하지 않는 본질적 가치. 뭐 그런건 무시해야 한다. (현대 물리학도 본질 뭐 이런 것 이제 신경 안 쓴다. 위치에 상관없이 불변인 '질량'이라는 것도 허상의 개념이다.)
순간적으로 결합하고, 상(phase)따라 변화하고, 뭐 그런 것이 앞으로의 직업과 인간세계를 새롭게 규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직무 중심주의는 옅어질 것이다.
오히려 일과 인간의 단속적인 결합, 그리고 그것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총가치가 얼마일까가 점점 더 중요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