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를 보는 안목

by 작은길벗 소로우

자기 조직의 KPI를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을 존경한다. 그런 사람은 KPI가 조직의 목적과 사실 무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한다.

KPI라고 설정해 둔 것들이, 사실 현재 자리에 앉은 사람의 입지를 지키거나, 그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표를 내는 데에는 대단히 효과적이지만, 정작 회사를 위해서는 별 쓸모가 없는 경우가 있다.


어떤 조직에서 이번 분기에, 대단한 지상과제인 것처럼 떠들어 대고는 있지만, 사실은 별 가치나, 당위성, 효용성이 없는 KPI가 섞여 있을 수 있다.

KPI에 목숨거는 사람은 사실 KPI 자체에 자기 목숨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꿰뚫어서 아는 사람은 KPI에 목숨걸지 않는다.

KPI 조작하기는 생각보다 쉽다. KPI는 대개 분모 대비 분자의 크기를 비교해서 달성도, 진척도 등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분모를 약간 흔들거나, 분자에 Non-Applied를 몇 개 적용하면 개선효과를 쉽게 만들 수 있다.

예전에 생산 부문에서 일을 할 때, 경영자가 현장 방문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생산 부문 KPI에 이익율이 잡힌 것을 보고, 생산 최고 책임자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자재 구매가나 제품 판가를 조정할 수 있냐고? 생산담당은 구매가는 구매팀이 결정하고, 판가는 영업팀이 결정하므로, 실제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했다.

그러자 경영자는 매입과 매출에 생산담당이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면, 왜 이익율이 생산업무의 KPI가 되어야 하는 질문을 던졌다.


물론 이익율에는 가공비와 연료비 등 공장 운영비도 포함되기 때문에, 부분적인 책임을 질 순 있다. 하지만 이익율이라는 것은 부품매입가, 환율, 제품 판가, 마케팅 등 판매관리비, 인건비, 총주문량 변화로 인한 효율성 등등, 생산부분에서만 컨트롤 하기 어려운 엄청난 거시적인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생산담당이 아주 부분적인 책임은 질 수 있겠지만 이익율 그 자체를 KPI로 삼는 것은 과하다.


사실은 가공비나 불량율 감소 등 자기들이 직접 핸들할 수 있는 실질적인 목표를 주는 것이 오히려 전체에 기여를 할 수 있게 한다. 경영자가 질문을 던진 그 일이 있은 후, 이익율은 생산부문 관리 지표에서 빠지게 되었다.

지도자가 될수록, 전체가 가진 목적 위주로 생각하고, 개별 KPI달성을 비판적으로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부분의 합이 총합 아닌가요? 묻는다면 난 글쎄요라고 답할 것이다. 개별 KPI를 다 달성한다고 회사가 무조건 좋아지는 것도 아니며, KPI 일부가 뿌러진다고 해서 회사가 반드시 쇠퇴하지도 않는다.


경영도 인생도 그렇게 간단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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