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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Aug 14. 2017

그때 난 참 이별에 서툴렀었다

이별연습

울고 싶을 때 뺨을 때리는 것보다 따뜻하게 안아주는 게 더 눈물 난다는 사실을 난 그들에게서 배웠다. 생각해보니 그때 난 참 이별에 서툴렀었다. 한국으로 돌아갈 날은 다가오고 있는데 어린 동네 친구들에게 이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이 녀석들이 이별이라는 걸 알까?'
그런데 아이들은 이미 내가 곧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아이들은 자신이 아끼는 도라에몽 스티커, 구슬, 핀 자기가 아끼는 물건을 선물을 줬다. 그림도 선물로 받았다. 선물이라며 건넨 그림에는 예쁜 집이 그려져 있었다. 나중에 결혼하면 이런 예쁜 집에 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리곤 한국으로 가기 전까지 매일매일 그림선물을 주겠다고 했다.


손을 놓지 않던 지한, 한참 동안 손을 흔들던 아니샤, 생글생글 웃던 나빌과 아리니, 펑펑 울며 내게 안겨 떨어지지 않던 아빌, 노래 선물을 해준 앞 골목 친구들... 
 
어느덧 1년 반이나 지났다. 불과 몇 개월 전 다시 이 녀석들과 1년 만에 뜨거운 재회를 하고 돌아왔건만... 첫 번째 이별하던 날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 한편이 아려오면서도 따스해진다.


모두 잘 지내고 있지?


-2014년 12월 13일 우리의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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