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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Sep 16. 2017

모두에게 정답일 수는 없다

우리의 3시 |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내가 여기서 십 년 넘게 살았는데 이곳 사람들 갇혀만 있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없어. 내가 조언을 해주려고 해도 타지 사람들에게 배타적이라..."


제주에서 숙박업을 하고 있던 그는 잠시 여행을 온 우리 일행에게 아무도 요청하지 않은 제주사람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 동의할 수 없는 말들이 이어졌지만 괜히 반기를 들었다가 긴 말을 듣게 되거나 왜 이리 정색하냐고 무안당할 게뻔해 그냥 하려던 말을 삼켰다.


십 년이 넘는 시간이 무색하게도 그에게는 그 세월에 전혀 묻어나지 않았다. 자신의 오랜 시간을 쏟아온 장소에 대한 어떤 애착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가 말하는 '세상을 보는 눈'이라는 것도 너무도 개인적이고 일방적이라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흔히 뭐를 좀 아는 사람들, 뭐를 좀 해본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일반화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경험을 내세워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려 하지만 다소 그 상황이 꼰대스럽거나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일까? (나 역시 그런 적은 없는지 되돌아보게 되는 지점이다.)


사람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니 누가 옳고 그르고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무언가를 이해하는 데 얼마나 오래 무엇을 경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보고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 경험이라는 것은 너무도 다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이라 할 지라도 다른 사람에게도 정답일 수는 없다.


오랜 시간 동안 자기만의 생각에 갇혀있으면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믿는다. 그래서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편견은 무지에서 오는 편견보다 무섭다.


- 2014년 3월 9일 DAPLS 우리의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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