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3시 | 일본 여행 중
여행자의 착각
호기심 반, 설렘 반. 설렌 여행자의 눈으로만 담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동네 산책으로 여유있게 하루를 시작했다. 여행자들이 많지 않은 곳이라 현지인들의 생활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지만 뒤늦게서야 여행자들이 이곳에 오지 않는 이유를 알았다. 긴장과 불신으로 여행을 이어갈 수 없듯 설렘과 호기심만으로 여행할 수 없다. 모든 것을 감상 낯선 여행지에서 모든 것을 아름답게만 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짧은 일정임에도 가는 곳마다 우리 역사와 연관 지어 생각할만한 곳이 많았지만, 일본을 너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사카 곳곳에서 터전을 이룬 제주인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4.3 당시 1만여 명이 일본으로 밀항했다.) 이번에는 가지 못 했지만, 오사카 근교 교토에 가면 이총이라는 코 무덤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조선인의 귀와 코를 잘라 가지고 간 뒤 묻어 쌓아 올린 무덤이라고 한다.
오사카성은 성 주변을 싸고 있는 커다란 성곽과 넓고 깊은 해자로 둘러싸인 거대한 요새로, 오사카의 대표 명소 중 하나다. 이 오사카성 또한 우리에게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익숙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축성된 곳으로 맘 편히 마냥 감탄만은 할 수 없는 장소다.
여행지의 아름다움만 찬양할 수 없다. 누군가에겐 영광의 역사이지만, 누군가에겐 아픔의 역사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