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

155/365 days of drawing

by 나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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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꼭지도 슬슬 수명이 다 되어가나 보다. 옆길로 새는 물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을 세게 틀면 아래로 콸콸 쏟아지는 동시에 물줄기 하나가 누가 물총을 쏘는 것처럼 수평으로 뻗어나간다. 이 모습이 마치 모두가 '예스'를 외치며 전진하는 대열에서 도망쳐 나와 혼자 '노'를 외치며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모험가 같아보일 때가 있다. 내가 기분이 좋을 때. 혼자 삐져나오는 물줄기가 '왜 하필 그 구멍에 걸려서...'라는 생각에 한 없이 안타까워 보일 때가 있다. 내가 울적할 때.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는데 그때마다 물줄기가 거슬렸다 안 거슬렸다 하니, 집주인 아주머니께 말씀드릴 타이밍도 못 잡고. 웃픈 상황이다. 그 사이 내 몸은 이 수도꼭지에 적응해간다. '물을 살살 틀면 물줄기가 뻗칠 일도 없고, 그럼 신경 쓸 일도 없다' 나 곧 득도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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