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바지

211/365 days of drawing

by 나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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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면바지를 언제 선물 받았더라. 내 기억이 맞다면 선물해준 친구와 룸메이트를 할 때니까 7, 8년 전쯤? 그때 받았던 수면바지를 이번에 찾아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선물해준 사람도 놀랄 정도로 아직도 주야장천 입고 있다는 게 함정. 엉덩이 부분은 눌릴 대로 눌려 '두께'랄게 없고, 내려앉을 대로 내려앉아 배기팬츠가 되었다. 무릎도 튀어나올 대로 나왔고, 밑단은 터져서 너덜거리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사타구니 쪽에 작은 구멍도 발견했다. 이 정도면 절약이 아니라 궁상이다 싶은데도 때 되면 세탁기에 넣고 마르면 발을 집어넣는다. 이 수면바지를 생각하면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 의문스러워진다. 누군가 내게 '가지고 있는 옷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게 뭐냐'라고 묻는다면 '핫핑크에 별무늬 있는 수면바지요'라고 답하긴 힘들 것 같은데, 옷장을 아무리 뒤져봐도 수면바지보다 오래 입고 자주 입은 게 없으니 말이다.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손이 가는 것 중에서 어느 게 진짜로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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