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윙 연필

27/365 days of drawing

by 나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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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미노 블랙윙 연필 3종. 존 스타인벡 같은 유명 작가들이 쓰고 극찬했던 블랙윙은 1988년에 단종되었고,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블랙윙은 다른 회사가 블랙윙의 명맥을 잇기 위해 '팔로미노 블랙윙'이라는 이름으로 재현한 연필이라고 한다. 누군가의 사진에서 이 연필을 발견했을 때, '지우개가 특이한 연필이 있네'라고만 생각했다. 이후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에서 이 연필을 자주 발견하고는 뭔지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전설의 연필'이라고 했다. 얼마 전 읽은 수집에 대한 책에서 한 연필수집가 역시 '블랙윙 연필'을 최고로 쳤다(이베이에서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한 오리지널 블랙윙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쯤 되면 써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연필이 좋으면 얼마나 좋길래!

블랙윙, 블랙윙 602, 블랙윙 펄 이렇게 세 종류가 있었다. 한 자루에 2천 원. 사실 다른 화구를 주문하던 길이었는데, 배송비 3천 원을 아끼기 위해 6천 원을 더 지불해보았다^^ 하나하나 라벨지에 고정까지 시켜 포장된 연필들. 포장을 뜯고 연필을 깎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그렇게 며칠을 묵혔다가 어제는 호기심이 극에 달해 결국 포장을 뜯고 연필을 한 자루씩 깎기 시작했다. 뾰족해진 연필로 슥슥 선을 그어보니 느낌이 좋았다. 가만. 연필을 뾰족하게 깎으면 다 이 정도 느낌은 되지 않나. 다른 연필들도 뾰족하게 깎아서 슥슥 선을 그어봤다. 그중에는 스테들러 연필도 있었고, 사은품으로 받은 연필도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큰 차이는 없었다. 그래도 미세한 느낌의 차이가 있긴 있었고 블랙윙이 좋다고 느껴지긴 했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무게감' 때문인 것 같았다. 다른 연필에 비해 길이가 1센티미터 정도 더 길고 약간 더 무거운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연필을 쓸 때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달까. 사실 브랜드나 가격 때문에 더 좋다고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 만큼의 큰 차이는 아니었다. 그치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예쁘긴 엄청 예쁘다.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드로잉북과 이 연필만 들고 스케치하러 나가고 싶은데 아쉽게도 할 일이 많은 요즘. 날이 바짝 선 연필을 기념사진 찍듯 드로잉으로 남기고 도로 연필꽂이에 꽂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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