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부생일 때, 운 좋게도 꽤 유명한 극작가 한 분을 교양수업의 교수 선생님으로 만나게 되었다.
매 주 글을 쓰게 하셨고, 숙제한 글을 클래스 전체 학생들 앞에서 스스로 읽게 하였다. 그리고 선생님의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다. 비판이 밉지도 않았던 것을 보면, 난 그 수업을 그럭저럭 넘어갔나보다 싶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 중에, 지금도 기억나는 말씀이 있다.
'글을 쓸 땐, 글 앞에서, 무장해제를 해라'
나 스스로 숨기는 것도, 거짓으로 꾸미는 것도 없어야 한다.
학부를 졸업한지 30년을 보는데도, 이 말씀이 여전히 생각난다.
경기민요를 하시는 '인기 국악인' 이희문 씨가 본인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노래에 담은 공연을 연 적이 있다. 그 때 불렀던 라이브곡을 듣다보면, 이 '무장해제'라는 말이 생각난다.
솔직한 고백이 있고나면 순수한 눈물과 호흡이 따라온다.
그리고 그럴 때에 치유가 있다.
아마 이희문 씨도 이러한 작업을 통해 본인 스스로 치유외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많은 사람들이 꾸민다. 속인다. 척한다.
어지러울 정도다.
진정 나를 찾고 싶다면,
나에게 지금 용서가 필요하고 치유가 필요하다면
무장해제를 떠올려야 한다.
그리고 이희문 씨의 노래들은,
함께 울게 하니, 예술로서 성공이다.
누군가 우리의 삶이 연극이라고 했나.
삶이 예술이라면, 무장해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