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수기 8월에만 오픈하는 비밀스러운(?) 펜션이 있다. 이 펜션은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다.
***장점
- 별도 숙박비 없음
- 체크인, 체크아웃 일자/시간 없음(집 가고 싶을 때 가세요)
- 어매니티 풀옵션
- VIP 맞춤형 간식(찰옥수수, 과일 일체) 마음껏 먹을 수 있음
***단점
- 펜션 컨디션 장담 못함(그때그때 다름)
- 방 청소 안 해줌
- 조식 없음(필요시 셀프)
- 청소 없음(필요시 셀프)
- 수영장, 풀장 없음
“다음 주에 이모들 온다.”
“호캉스 가는 거 아니었어?“
이번에도 예약이 잘 안 되었나 보군.
이모들 전용 펜션 ‘우리 집’이 오픈할 예정이다.
일 년에 한 번씩, 엄마의 네 자매는 일정을 맞추어 호캉스를 다녀온다. 모종의 이유로 못 가게 되면 플랜 B는 무조건 우리 집이다. 이모들은 하는 일도 다르고 사는 지역도 다 달라서, 일괄 입실이 아닌 랜덤 순차 입실이 진행된다.
체크인 당일, 퇴근을 하고 돌아오면 거실에 먼저 온 이모들이 누워서 TV를 보고 있다. 엄마가 준비해 놓은 웰컴 찰옥수수를 먹으면서. 찰옥수수는 모두의 최애 간식이라고 한다.
“왔어?”
“퇴근했어? 저녁 먹을래?”
“내가 알아서 먹을게. 휴가인데.”
“김치찌개 끓였어. 근데 작년에 김장한 걸 아직도 먹고 있더라.”
그리고 이모들이 퇴근한 나와 동생에게 저녁을 차려 주신다. 게스트가 호스트 밥을 차려주는 신기한 모습이다.
엄마도 퇴근하고 돌아오면 본격 호캉스가 시작된다. 이때부터는 포틀럭 파티 스타일로 진행되고, 각자 취향껏 가져온 음식을 먹으며 유행하는 드라마나 예능을 보다가 자연스레 첫날밤이 끝난다.
사실 그다음부터 나는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직장인이었던지라 호캉스 스케줄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보는 모습은 항상 똑같았다. 거실에 모여서 찰옥수수를 먹으며 드라마를 보거나, 화장품이나 옷을 트레이드한다. 그래서 이모들이 가고 나면 모르는 물건들이 종종 생겨 있었다.
“그거 용인이모가 마스크팩 좋다고 준거야. 너도 써."
“대구이모가 샀는데 안 맞는 옷 이래. 엄마가 더 잘 어울리는 거 같지 않니?”
“또띠아로 피자 한다더니 안 하고 그냥 두고 갔네."
나는 원님 덕에 나팔 불어 좋다.
우리 자매가 그렇듯, 엄마의 자매도 항상 화목하고 우애가 좋지는 않고 다 같이 있다 보면 크고 작게 다툼 아닌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 전 휴가때는, 엄마가 무친 노각이 맛이 없었는지 막내이모가 시식을 하고 화를(?) 냈다(막내이모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하기 전까지 우리 집에서 같이 살았다!).
“노각 무침 맛이 이게 뭐야.”
“너무 양념이 성의가 없어!”
“무치는 거 좀 맛있게 하지 내가 기대한 거랑은 너무 다르네."
이 정도쯤 됐을 때, 엄마도 못 참고 한마디 해버렸다. 얘는 해줘도 난리야!
사이에 껴서 같이 밥을 먹고 있던 나는 그냥 조용히 다 먹고 빠져나왔다. 나는 우리 자매만 챙기면 될 것 같다.
이렇게 투닥거려도 엄마는 이번에도 찰옥수수 한 박스를 주문했다.
우리 집 펜션은 당분간 계속 오픈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