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그녀를 만나다
"서호에는 백사(白蛇)의 전설이 있어요.
하얀 뱀이 서호의 경치에 홀려 내려와서 놀다가,
인간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예요.
또 알아요?
제가 하얀 뱀 일지?"
서호에서 만난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방금 (부처님이 계신) 불탑에 다녀왔거든요.
님한테 잡혀갈 일은 없을거 같은데요?"
미소 가득한 나의 대답을 듣던 그녀는 다시 웃었다.
항저우에 산다는 그녀는
항상 이 곳이 그립다고 이야기했다.
"이 도시에 살고 있잖아요,
항상 보면서도 여기가 그립다구요?”
어이가 없다는 나의 표정에
그녀는 내 눈을 보고 대답했다.
"저는 서호와 사랑에 빠졌으니까요.
사랑해서 항상 그립고 좋고 또 아파요."
내가 가야 할 방향을 가르쳐주곤,
사라질때 까지 손을 흔드는 그녀를 보며 나는 생각했다.
사랑하는 서호를 떠날 수 없는 그녀,
어쩌면 정말 백사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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