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중심을 벗어나야 중심이 된다

by 디아키

영화 <원더>는, 선천적인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가 어떻게 사회 속에서 어울리며 살아가게 되는지에 대한 영화다. 그러나 영화는 그 '사회화'의 과정을 비단 단 한 명의 주인공에게 맞추는 기존의 영화의 문법을 약간 비틀어, 그를 둘러싸고 있는 위성과도 같은 주변 사람들의 삶을 조망함으로써 이를 드러내게 된다.


영화 속 주인공 '어기'(제이콥 트렘블레이 역)는 학교에 가기 전까지는 그의 인생의 '주인공'이었다. 부모인 이사벨과 네이트 풀먼(줄리아 로버츠, 오웬 윌슨 역)은 물론 그의 누나인 비아(이자벨라 비도빅 역)까지 모두 인생의 방향을 어기에게 맞춘다. 이사벨은 공부를 중단하고, 네이트는 (심지어 영화가 진행되는 과정 중에도) 일만 터지면 무조건 집으로 돌아온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비아 역시 가장 친한 친구와 사이가 틀어지는 고민도 생기는 평범한 사춘기 소녀임에도, 그의 동생을 위해 헌신을 아끼지 않는다. 영화 속 표현처럼 어기의 집은 어기라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태양계처럼 돌아갔던 것이다. 그 안전한 무중력 지대에서, 어기는 헬맷을 쓴 채 보호를 받으며 자라왔다.


그러나 영화 초반부 그가 처음으로 학교에 가게 된 순간부터, 그런 그의 안락한 무중력 지대는 무너진다. 헬맷을 벗은 채 사회라는 공기를 직접 들이마시게 된 어기는, 운석과도 같은 충격들을 그의 어린 삶 속에 받아들여야만 한다. 외모를 보고 기피하는 학교 사람들, 그를 괴롭히는 학급생들, 심지어는 배신까지. 항상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가 돌아가는 것에 익숙했던 그에게, 도망갈 곳이 없는 학교라는 작은 사회는 무겁기만 하다. 설상가상 그가 응석을 부리기에는,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 펼쳐지는 인생의 무게 역시 만만치가 않다. 그렇게 그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중심에서 벗어나 궤도를 돌기 시작한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이는 그의 삶의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다.


영화 <원더>는 어디까지나 가족드라마적 구성에 충실한 작품이다. 약간의 변주(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곁들이지만,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나사가 반 개씩 빠진 것마냥 지나치게 착하게 그려진다. 아픈 세상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약간은 조미료가 과한 느낌. 하지만 가족 판타지가 그러하듯, 너무나도 팍팍하고 차갑기만 한 현실에도 작은 '기적(wonder)'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지 않을까. 어찌됐든 - 영화라서 가능한 - 궤도에서 이탈해도 끝끝내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아이의 모습은 사랑스러운 법이니까.



*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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