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

21.07.06

by 디아키

'시스템' 아래엔 결국 그걸 돌리는 사람이 있다. 너무 쉽게 간과되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


나는 이방인이기에, 관계를 쌓기보단 업무 속에 숨어있는 편이 아직은 편하다.


의상과 관련된 업무를 했다. 결과물을 위한 '보조.'


아침 8시 반부터 오후 5시 반까지, 일은 계속되고 반복된다. 나에게는 반복되는 무료한 업무에 가깝지만, 그 일의 당사자에게는 귀찮지만 꼭 자기 자신에게 맞춰야 하는 일. 그렇기에 '이러려고 파견을 와서 또다시 똑같은 업무를 하는가'란 생각을 떨치지 못하면서도 다시 반복적인 '잡일'을 한다. 안내를 하고, 치수를 묻고, 설명을 한다. 더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판단을 하는 이들도 보이지만, 그렇게 완벽하게 맞춰서 일을 끝내기에는 너무나도 정신이 없기에 멍청하고 단순하지만 간단한 해결책(전부 다 반납받은 후에 바꿔서 다시 나눠주기)을 택한다.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내 업무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낀다. 이들은 서로한테 좀 더 친밀한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오늘 보고 내일은 다시 보지 않는, 나 혹은 '우리'의 업무 방식과는 분명 다르다. 저렇게 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저에서 일하는 이들의 태도를, 매우 짧은 순간에 스캔한 뒤 그들의 태도와 성격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그렇게 태풍을 끝내고 아직 남은 원 소속 팀의 업무를 또다시 부랴부랴 끝내고(왜 원활하게 진행되는 일은 그토록 많지 않은 것인가!) 어찌어찌 퇴근을 한다.


내일의 업무도 반복이다. 다만, 이번엔 좀 더 본질적인 과정을 - 내가 '희생'함으로써 보지 못했던 결과물을 - 보기로 한다. 마침 아는 사람들도 내일 더 많으니. (나름 기대 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DAY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