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전교육 하지 말아주세요
4월 16일, 곧 세월호 2주기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학교에서는 안전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교사는 2017년 말까지 안전교육 연수 15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아래는 연수 과제 내용이다.
세월호 사고를 시발점으로 하여 학교에서의 안전교육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지만 사실 그 동안의 학교안전교육은 특별한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교사들에 의해, 그 효과가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일회성 교육으로만 진행되어 온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은 학교안전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따라서 안전한 학교라는 궁극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학교안전교육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제시한 내용에 부합되는 학교안전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을 3가지 이상 제시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작성하시오.
난 과제를 이렇게 냈다.
1. 위의 밑줄부터 취소하십시오.
교사의 전문성을 소방관만큼의 구조능력, 건축가만큼의 건물 이해, 선장만큼의 항해 이해를 요구합니까? 밑줄의 말은 지금까지 교사의 교육을 아주 하찮고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말입니다. 교사의 무능한 교육으로 세월호에 갇혀 죽었습니까?
ㅇ몇몇 선생님들은 자기가 책임질테니 빨리 갑판으로 나가라고, 학생들을 대피시키다 미쳐 못 빠져 나오고 배 안에서 학생들과 같이 사망. (고 최혜정 선생님, 고 남윤철 선생님 등)
ㅇ탈출구를 열고 "너희 거기 있으면 다 죽는다. 힘이 들더라도 이리 올라와야 한다." 교감선생님도 열심히 학생들을 구조하고 생존하였지만, 자신이 구조된 며칠 후 죄책감에 목을 매달아 자살.
ㅇ전수영 선생님은 어머니랑 통화하면서 걱정하실까봐, (자기 구명조끼가 없다는 말은 안하고) 애들은 구명조끼 다 입었다고 말함.
탈출이 쉬운 꼭대기 5층에 있었지만, 제자들을 구하러 내려간 후 실종된 것으로 보임.
(5.20. 추가내용 : 전수영 선생님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 시신으로 인양되었습니다.)
[출처] 부모님 입장에서 본 세월호 사건 정리, 작성자 blog안해요
2. 개인의 탓으로 책임전가 하지 마십시오.
다리가 무너져서 사람이 죽었으면 첫째, 다리를 만든 사람을 잡아서 책임을 물어야 하고 둘째,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관계부처에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절대 다리에 들어가 있었던 사람을 탓하고 사람들에게 ‘돌다리를 왜 안 두드려보냐’고 말해선 안 됩니다. 지금 안전교육이 진정 안전을 위해 하는 교육입니까? 이 교육을 하면 배가 안 가라앉습니까?
진정 안전교육을 위해선 학생의 탓이라고 해선 안 됩니다. 안전의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면 모두가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3. 안전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 키우는 교육.
사망자의 90%에 달하는 235명이 발견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34명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발견됐다. [출처] 사망자 3명중 2명꼴 4층서 발견 | 연합뉴스
안전교육을 잘 하면 세상이 안전해집니까? 오히려 교육에 순종하고 잘 들으면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단지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 학생으로 키워서는 안 됩니다. 위험을 찾아 없애고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야 합니다.
하지 못한 말
A4 용지 한 장에는 다 담을 수 없었다.
안전교육을 하면 왜 우리가 모두 죽게 되는지를..
안전교육을 하면 세월호는 우리의 탓이 된다.
안전교육을 하면 세월호가 또 발생해도 우리의 탓이 된다.
안전교육을 하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위험을 처단하지 못한다.
안전교육을 하면 피해를 입은 사람이 바보처럼 위험에 대처하지 못한 것이 된다.
안전교육 자체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위험에 대처하는 상식에 관한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안전교육만을 강조하면 세월호 안에서 '안내 방송'에 따르다 구명조끼를 입고 죽는 교사와 학생을 늘릴뿐이다.
안전교육을 한다고 세상이 안전해지지 않는다.
세상이 안전해 지는 것은 오로지 위험을 없애는 것 뿐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위험을 무릅쓰는 세상 앞에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의는 오로지 악을 방벌함으로써 정의롭다
네게 하지 못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