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사랑과 대화
2004년 4월
대학시절, 지금의 아내와 식사메뉴를 고르고선 싸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뭐 먹고 싶어?"
"그냥 아무거나"
"그럼 이거 먹으러 갈까?"
"그래"
하지만 만약 그 장소가 맘에 안 들거나 맛이 없거나, 불친절하다는 등 문제가 있으면 결국 나에게 화살이 돌아온다. 결정은 내가 한 것이 되므로..
"야 메뉴가 맘에 안 들었으면 처음에 다른 걸 얘기했으면 되지"
"그때는 별로 생각 없었어"
연인끼리의 아주 흔한 대화 아닌가..
여자의 언어 이해하기
여자의 언어를 이해하는데 참 어렵다고 말한다. 자신의 의도를 숨기기 때문에..
'여자의 언어' 자체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여자의 언어와 남자의 언어의 차이가 나는 것은 남자와 여자의 생태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힘으로 싸우면
여자는 입으로 싸운다.
남자는 힘이 센 사람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여자는 말이 센 사람 주변에 사람이 모인다.
남자는 힘을 잘못 쓰면 맞짱을 뜨지만
여자는 말을 잘못하면 매장을 당한다.
여자의 말 한마디는 남자의 주먹보다 강하다. 그런 사회에서 살아남은 여자의 언어를 어찌 감히 함부로 논하겠는가.
하지만 남자가 힘의 세계에서 비굴하게 살아남았든 누굴 짓밟아 살아남았든 그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면 어떨까? 여자도 마찬가지다.
사랑의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야생에서 살아왔던 습관을 버려야 한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누가 강한지, 누가 주도권을 쥐는지를 겨루는 단계를 넘어서고 싶다면..
2016년 4월..
만 12년이 지난 지금 대화는 달라졌을까?
불과 몇 개월 전, 화장실 불 끄는 것을 깜빡하는 아내에게 얘기를 했었다.
"선이야, 화장실 불 그냥 나오면서 바로 꺼~"
"나도 너 옷 정리 안 하는 거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는데 그냥 좀 넘어가면 안 돼?"
"난 불이 계속 켜져 있으니까 말한 거고 내 옷이 거슬리면 얘길 하지 그랬어."
입을 여는 것으로부터
분쟁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참고 넘기는 편이 나은 경우도 많다. 하지만 평생을 살아야 하는 관계에 이런 경우가 많아진다면 깊이 고민하고 대화를 해봐야 하겠다. 이해를 많이 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이므로..
물론 온전히 서로를 이해하고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이해라는 말을 대화를 막기 위해 쓰지 않길 바란다.
마음을 열기 위하여
마음을 직접 말하지 못하는 건 여자 중 대다수 약자의 언어다. 여자 짱이 의도를 숨겨 말하던가? 그 눈치를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모두 짱이 돼라. 자신의 마음과 직접 대면하라는 말이다.
내 마음을 열고 산다는 것은 언제든 상처 받을 각오를 하고 사는 것이라 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감수할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갖는 것.. 상처 앞에 당당해져야 한다.
서로를 믿고 대화해야 한다. 하지만 나에게 상처를 줄 사람 앞에 어찌 내 마음을 열고 있겠는가?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확인하고 의심하라고 했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믿고 대화해야 한다.
진정한 이해를 위해
'난 거슬리고 맘에 안 들지만 이해해줄게'
라는 마음이 이해가 될 수 없다.
반대로 '이해'라는 말로 나를 무조건 적으로 강요해서도 안된다.
이해를 나태하게 쓰지 않길 바란다.(연결: 이해의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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