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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한 육아

3. 생존적 육아

by 삐딱한 나선생

아기의 생존이 부모와 아기, 두 삶의 최대 목표이다.



아기의 살아남기


완전한 1단계, 생리적 육아의 단계..

아기는 쉴 새 없이 당신을 찾을 것이다.

아기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다. 다른 이유는 없다.


먹고 자고 싸고.. 이 삼박자가 안되면 죽는다.

아기는 자신의 목숨을 위해 살고 당신도 아기의 목숨을 위해 산다.


나는 내 목숨을 버려가며 아기의 목숨을 살리고 있는데 이놈의 남편 놈은 지 목숨 살고 있다고 느낀다면 보상심리와 보복심리가 올라온다.(매거진 참고)


생리적 육아는 별 것 없다.

그저 버텨내고 살아내면 된다.



당신의 살아남기


육아의 단계는 당신이 가진 사랑의 단계에 따라 결정된다.

즉, 당신이 지금까지 어떤 가치를 선택해왔는지, 어떤 가치를 사랑해 왔는지를 아이에게 그대로 쏟게 된다는 것이다.


당신이 경제적 안정을 최우선 한다면 결혼도 그리 했을 것이고, 아이의 교육도 그리하게 될 것이다.


당신의 현실적 선택을 폄하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이 세상에 나나 당신이나 힘없는 대다수는 살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프롤로그-N포세대)


감히 당신의 삶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건방지게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어느 단계에서 살아남았는가는 당신의 삶 자체이다.

당신이 삶이 곧 육아이다.



나의 살아남기


나의 학창 시절, 군인인 아빠는 뭐 하나 사주는 걸 정말 깐깐하게 따지고 맘 편히 지원해 주지를 않았다.

결국 난, '여긴 아빠의 집이다. 내 집이 아니다.'라고 생각했고 최소한의 지원을 제외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형이 사립대학을 가며 있었던 부모님과의 마찰을 아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공립대학.

교사를 선택한 것의 큰 요인이 '연금'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난 꿈 따윈 꿀 줄 몰랐고 그저 안정적인 공무원으로 살아남았지만 이제 나는 꿈을 꾼다.

그리고 내 아이는 처음부터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꿈꾸며 살아가길 바란다.



부모의 살아남기


우리 형은 4년 전, 30살에 처음 직장을 잡았다.

대기업은 아니어도 꽤 큰 기업이어서 부모님도 좋아했다.


하지만 형은 직속 상사의 스트레스로 견딜 수 없도록 괴로워했다.

부모님은 한결같았다.


"무조건 참고 견뎌라.
다른 곳도 다 똑같다.
사회생활은 그런 거다.
그곳에서도 못 버티면 다른 곳에서도 못 버티는 거다."


하지만 결국 형은 2달 정도를 버티곤 결국 사표를 쓰고 나왔다.

참 우습게도 부모님의 조언은 무안하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기업에 취업했으니..


최근에도 또 비슷한 문제로 형이 힘들어하고 있다.

형의 선택이 옳았던 것을 본 부모님은 다른 조언을 해줄까?


아니다. 언제나 조언은 똑같다.

참고 견뎌라. 버텨라. 사회생활이다.



생존으로부터


부모의 이러한 태도가 답답하고 안타까운가?

당신의 꿈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그저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 만나서 살라는 당신의 부모님이 원망스러운가?


형의 직업을 유지하라는 것, 그 모습은 부모의 육아의 모습, 육아의 단계이다.

부모의 육아가 아직도 생존적 육아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직 부모의 삶이 생존적 욕구에 있기 때문이다.

부모의 삶은, 선택해 온 가치는 그저 생존일 뿐이다.


우리는 잠시의 생존적 육아를 견뎌내면서 깨달아야 한다.

과거 부모님 세대의 목표가 생존이었기에 우리는 만족을 넘어 실존을 꿈꿀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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