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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딱한 나선생 Oct 06. 2016

쓸모없는 일을 지속할 용기

6. 노력

영화 밀정을 보 아내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독립투사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 가능할지 어떨지 모르는 그 일을 어떻게 계속했을까. 난 무서워서 시키는 데로 살았을 거 같아."


그 당시 독립이란 가능성 없는 쓸모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그 쓸모없는 일을 지속할 용기를 갖고 있었다.


난 독립운동처럼 거창하고 중대한 일을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내 쓸모없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의지


"너는 이 나라가 독립이 될 것 같냐."


배신자 조회령이 열차에서 죽임을 당하기 전 한 말이다.

가장 두려운 것은 내부의 배신이다.

적의 공격은 싸워 이겨내려 하지만 내부의 분열은 싸울 의지를 잃는다.


나도 나를 꺾어버리는 내 자신이 제일 두렵다.

"너는 이따위 글을 쓴다고 뭐가 될 것 같냐."

수도 없이 내 속에서 나를 뒷걸음질 치게 만든다.


하지만 내가 나를 꺾어버리는 배신자가 될 수는 없다.

내가 옳다고 여기고, 하고자 하는 것이 나 자체인 것이다.



뿌리


하지만 그럼에도 또 나를 갉아먹는 '부정이'가 나올때면 난 아내에게 묻는다.


"계속 글을 쓰는 게 의미가 있을까? 내가 가진 생각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전문분야도 없이 그냥 주절거리는 내 말들이 무슨 쓸모가 있겠나 싶기도 해."


아내는 대답한다.


"난 그냥 니가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좋아. 그리고 한 명이라도 너의 글을 읽고 공감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는 거 아니겠어."


아내가 날 위로해 줄거란 걸 알고서 물어봤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은 내 글을 읽고 평가하더라도 내 아내는 글을 쓰는 나 자체를 좋아해 줄 것이다.


당신의 뿌리가 되는 사람이 있는가.

나조차 나를 부정하는 순간에도 나를 지탱해줄 그런 사람 말이다.



동지


하지만 진정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의지로는 힘들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


얼마전 함께 글을 시작하게 해 준 친한 동생이 "우리 3년은 계속 글을 써보자"라고 말했다.

 이제 이 쓸모없는 일을 3년 동안 함께 할 동지를 얻었다.


쓸모 없는 일 모이면 쓸모가 생긴다.

작은 물방울들이 세월에 쌓이면 능히 바위도 뚫는다.


난 내가 생각하는 옳음을 계속 적어 갈 것이다.

이 쓸모없는 일을 지속할 힘이 내게 남아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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