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늙음, 꿈, 죽음
늙음
나이 든 사람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쓰레기예요. 노인은 부끄러운 거예요. 무능하고 쓸모없는 거예요.- 245p
젊음 자체가 능력인 많은 영역이 있다.
분명 교사도 마냥 외면할 수는 없는 내용이 아닐까 한다.
학부모와 학생이 젊고 활동적인 교사를 계속 원하고, 교사 자신도 나이 든 평교사가 두려워 다른 곳으로 도망가려 한다면 말이다.
교사가 미래에 없어질 직업에 손꼽힌단다.
없어지지 않더라도 나이 든 내가 무능하고 쓸모없어질 정도로 급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그저 늙어갈 뿐이라면 교사로서의 시간은 가르치는 기능 외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돌아보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우리는 더 성숙해지고 완숙해지고 많은 걸 알게 되잖아요.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그걸 부정하는 사회죠.- 246p
나이가 든다고 무조건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나쁜 방향으로 강화된다.
권력, 돈, 그 어떤 것에 정말 흉하게 늙어가는 모습을 TV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볼 수 있지 않은가.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며 그냥 점수를 찾다가 늙어가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그것을 꿈이라 하겠다.
꿈
자유란 "한 상태를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능력" 칸트의 <실천이성비판 중> (중략) 인간이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가 '새로운 상태를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는 사실을요.- 408p
두 아내들은 지금 육아휴직 중이다.
다시 복직하여 교사로 돌아가면 좋은 교사가 되고 싶지만 이건 뭔가 꿈이라 말하긴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누구나 하는 일이기 때문에..
좀 더 냉정히 말하자면 좋은 교사라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일을 잘한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다.
교사라는 꿈 자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폄하하기 위한 말이 아니다.
꿈이란 다른 누군가로 인한 것이 아닌 온전한 나의 자유의지에서 나와야 한다.
정말 새로운 무언가를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교사가 아닌 '나'라는 인간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수업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수업이 있느냐는 것이다.
J군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꿈을 갖고 있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그가 교사라는 직업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밥을 하는 것이 주어진 일이라면, 밥을 잘 하는 것은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다.
그 밥상에 내 자유의지가 들어가, 내가 원하는 밥상을 꿈꿀 수 있을 때 내 밥상이 아니겠는가.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삶 속에서 꿈을 찾기란 매우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서 아주 작은 것이라도 오직 나로 인한 것을 찾아야 한다.
종교와 죽음
넷 다 종교를 믿지 않으니 종교적 세계관으로 죽음을 연장할 수 없을 것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순간 어디인가 모를 끝이 존재하기에 삶이 짧음을 느낀다.
끝을 알기에 지금을 더 충실히 살아야겠다고 모두 입을 모았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을 함께 할 소중한 사람을 곁에 두고 있으니 가장 행복하지 않은가.
두 여성은 죽음을 받아들이지만 죽음이 완전한 끝은 아니길 기대하는 마음을 조금 갖고 싶다고 했다.
J군은 치매든 식물인간이든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힘이 끝나면 죽은 것과 다름 없다고 했다.
즉, 꿈꾸지 않는 늙음은 죽음이란 말이 아닐까.
그래서 동요에서도 그리 애잔하게 노래하는지 모르겠다.
꿈 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동요 <꿈꾸지 않으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