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
김밥을 먹습니다.
김밥은 아이에게 좋은 음식인 것 같아요.
맵지도 않고, 다양한 영양소가 있지요.
하지만 우리 아가들은 그냥 먹지 않죠.
하나하나 분해해서 먹습니다.
'햄,계란,단무지,시금치,김,밥'이지요.
"이건 뭐예요?" "햄이지~"
알면서 일부러 물어봅니다.
재료를 각각 맛보고 싶은가 봐요.
익히기
하나씩 알아가는 건 좋은 일이에요.
우리는 김밥이 익숙해서 맛이 어우러지지요.
하지만 아이에겐 섞이면 뭐가 뭔지 모를 수 있어요.
저는 고기를 먹을 때 마늘, 파절이 등을 넣어 싸 먹거든요.
제 아내는 절대 싸 먹지 않아요.
고기 맛을 온전히 즐기는 고수거든요.
어쩌면 제 아이들은 그런 경지에 있는지도 모르죠.
햄의 고소한 맛을 알고.
단무지의 새콤달달한 맛을 알고.
그 맛을 모두 알 수 있을 때 김밥을 알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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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그렇다고 무한정 헤쳐놓는 건 인정하지 않습니다.
뱉어놓은 고추도 먹이는 저입니다.
분해를 하더라도 쓰레기로 만들어선 안 됩니다.
"완전히 다 먹어야 줄 거야~"
원하는 거만 쏙 빼먹고 다른 거 달라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이젠 남은 김과 밥도 잘 먹습니다.
알맹이 빠진 김밥은 저도 먹기 싫어요.
그렇다고 먹기 싫은 걸 억지로 먹이는 부모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아이가 먹고 싶은 걸 선택하고, 그 책임은 스스로 지는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
(자기가 볶음밥 말고 김밥 먹겠다고 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