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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고추 줄게, 새 고추 다오

by 삐딱한 나선생
호기심

둘째가 고추를 먹었습니다.

나도 먹기 싫어하는데..

엄마를 많이 닮았나 봐요.


처음엔 한 번 물고 말겠지 했죠.

안 매운지 계속 '오도독'하더군요.

아내랑 저랑 둘 다 놀라 사진도 남겼지요.


하지만 역시 삼키지는 않더군요.

잘게 잘라서 뱉어놨습니다.

거기서 끝이면 상관없는데..

새 거를 다시 달라고 떼를 쓰네요.



책임


물론 그냥 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옳지 않다고 여깁니다.

먹으면 음식이지만, 뱉으면 쓰레깁니다.


뱉은 것들을 작은 그릇에 모았습니다.

"새 거 먹고 싶으면 뱉은 거 다 먹어야 돼!"

대화하긴 아직 어린 나이죠.. (현재 20개월)

여전히 떼를 썼습니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제가 아니죠.

교육은 집요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이 있어야 합니다.



방향


"새 거 먹고 싶어?"

"응!"

"그럼 새 거 한 입 먹고 이거(뱉은 거) 먹는 거야~"

"응!"


아이가 하고 싶은 걸 무조건 억압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단, 지킬 건 지키면서 하도록 가르치고 싶습니다.

결국 새 거랑 헌 거도 몇 개 먹었네요. ㅎㅎ


호기심에 넣었다 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닌 걸 알면서 더 버리도록 만들 수는 없습니다.

제가 먹이고 싶은 건 고추가 아니라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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