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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딱한 나선생 Apr 13. 2019

돈이 남아서 외제차 좀 사렵니다

욕망이 줄어들고, 원하는 물건이 적어지다 보면 사고 싶은 것을 다 사도 돈이 남는 순간이 찾아온다- 24p

[버리고 사는 연습]에서 코이케 류노스케는 말한다.

그리고 나도 그런 것 같다.



욕망의 개수


얼마 전 차에 타는데 갑자기 '뚝!'소리가 났다.

뭔가 했지만 옆에 사람도 타고 있어 우선 운전했다.

나중에 일어나 보니 허리띠가 끊어져 옆으로 빠져나왔다.


생각해보니 이 벨트는 동서가 신혼여행에서 선물해 준 거였다.

그냥 생각 없이 지냈는데 만 6년을 한 개만 쓰고 있었다.

난 먹는 거 말곤 크게 돈 쓸 관심은 없는 것 같다.


예물이라고 샀던 50만 원짜리 시계는 반년쯤 차고 다니다 걸리적거려 어딨는지 모른다.

아내와 신혼여행 가서 샀던 20만 원짜리 가죽 가방은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남자가 할 액세서리라 해봐야 구두, 벨트, 시계, 가방?? 모르겠다..


같은 부부교사끼리 물어봐도 난 제법 돈을 잘 모으는 편인 거 같다.

얼마를 모으겠다고 작정을 하거나, 투자를 해서 번 적은 없다.

그냥 쓸 만큼 다 썼는데 남은 게 꽤 되더라.

중요한 것은 돈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지내는 생활이다.- 25p



욕망의 빈도


제목에서도 밝혔지만, 조만간 외제차를 하나 사려한다.

독일 3사 중형 세단으로 보는 중이다.

주변에선 부러움, 질투 섞인 '가능한가?'를 말한다.


솔직히 30대 중반의 교사가 타기엔 이른 것 같긴 하다.

부부교사가 요즘은 중산층이란 말을 해도 의사급으로 벌진 못한다.

부모를 잘 만나서? 금수저라서? 난 전세 4천짜리 신혼집 에 1500만 원만 받았다.


내가 차에 욕심을 3년마다 냈다면 지금 외제차를 사지 못했을 것이다.

자주 바꿀수록 취등록 등 부대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튜닝하고 광을 내고, 욕망이 남으면 돈도 늘어난다.


난 욕망만큼 부의 절대적 크기를 늘리는 방법을 제시하진 못하겠다.

다만 자신의 한도 안에서 무엇을 채울 것인가는 말하고 싶다.

횟수가 많으면 이룰 수 있는 크기가 줄어든다.



욕망을 비움


나도 여행을 참 좋아한다.

물질에 대한 소비가 아닌 경험을 소비하는 것.

하지만 아무리 좋게 말해도 소비에는 결국 돈이 들어간다.


국내 여행도 꽤나 비싸다.

교통료, 식비, 숙박.. 저렴한 해외여행에 맞먹는다.

그러니까, 국내 여행 두 번이면 해외여행을 한 번 갔다 생각해야 한다.


욕망이 계속 남아있는 상태에선 국내 여행도, 해외여행도 욕심을 부린다.

욕망이 남아서 쇼핑몰을 계속 보면, 아무리 싼 걸 사도 비싸진다.

욕망이 남은 상태론 풀만 먹어도 코끼리가 된다.


이번에 차를 바꾸면 내 마음에서 차는 거의 10년간 지워질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차에서 '뚝!'하고 소리가 나기 전까진 말이다.

벨트가 끊어지는 줄도 모르고 썼던 그때처럼 말이다.

절약에 집착한다는 것은 돈을 향한 욕망이 너무 강해 물욕이 억압된 상태다.- 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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