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인생
'창세기전'은 내 인생게임이다.
게임의 재미, 스토리, 사랑 그 모든 것이.
시리즈는 달라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자주 하다 보니, 내용을 거의 외우다시피 한다.
창세기전3 파트1은 이야기를 넘길 수 있기에 게임만을 즐길 수 있다.
몇 시간을 끊김 없이 캐릭터에 몰입해 키울 수 있다.(튕기지만 않는다면..)
반대로 파트2는 스토리 진행 스킵이 안 된다.
그냥 몇 분씩 기다려야 돼서 좀 루즈한 감이 있다.
다 아는 내용을 또 듣는 것도 지루해 뭘 할까 빈둥댄다.
고로고로로 머리카락을 훔치기도, 팔굽혀 펴기를 하기도.
폰을 만지작 거리고, 집안일을 깔짝거리고, 화장실을 다녀오고.
그래. 게임은 비효율적으로 돌아가지만, 어차피 시간은 채워 살 텐데.
인생 게임
학교도 비효율적인 경우가 있다.
쉬는 시간은 짧고, 가야 할 거리는 멀다.
건물이 나뉘어 있거나 교실이 높은 층에 있으면 정말..
그래서 가능한 일을 한 번에 처리하려 한다.
화장실을 가는 겸, 교무실에 가는 겸, 누구를 만나는 겸.
교실을 덜 나갈수록 내가 쓸 시간이 많아진다고 할까.
그러나 요즘은 코로나19로 운동량이 많이 줄었다.
여행을 가기도 산책을 나가기도 그래서, 잘 걷지도 않는다.
집에만 있고, 교실에만 있으니 핸드폰에 걸음 수가 2천을 못 넘는 날도 있더라.
이젠 화장실 갈 때 나가고, 교무실 갈 때 나간다.
전화로 처리해도 될 걸, 그냥 얘기나 나누러 걸어간다.
시간을 버리게 만들었던 일들이 반대로 날 걷게 만들었다.
그래. 어쩌면 비효율적이었던 어떤 일들엔 다른 효율이 있는지 모른다.
내가 불편하게 여기는 어떤 것이 단지 한 측면 일지 모른다.
내가 살아가는 환경이, 주어진 여건이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그 모든 걸 바라보는 내 시선은 좀 달라질 수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