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잘한 LG트윈스에 박수를
NC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잠잠했던 히메네스와 정상호의 홈런 두 방으로 2대0으로 이기고 있던 9회말. LG는 믿을 수 있는 마무리 임정우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임정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흔들렸다. 결국 믿을 수 없는 3:2 끝내기 역전패.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충격적이었다.
다음 날 펼쳐진 NC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에이스 허프를 내세운 LG트윈스는 반격을 노렸지만 스튜어트의 호투에 막혀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박석민의 투런 홈런 한 방으로 2:0 패배를 당했다.
1차전은 충격이었다면 2차전은 무기력이었다. 직전 포스팅에서 썼듯이 이번 플레이오프는 1차전 승리팀이 시리즈 스윕을 가져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과연 LG트윈스는 이대로 3연패 하며 가을야구를 끝낼 것인가?
에이스급 투수를 만났다고는 하지만 해도 너무한 타선이다. 제대로 된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 탓에 두 경기 득점이 단 2득점이다. 그것도 솔로 홈런 두 방으로 얻은 점수일 뿐 득점권으로 주자를 보내는 것도 어려웠고 득점권에 주자가 있어도 불러들이지를 못했다.
기세를 탔다고는 하지만 와일드카드전부터 쉼 없이 달려온 선수들의 체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생기는 대목이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김용의와 박용택, 오지환이 방망이로 제 몫을 해 주었기에 그나마 점수를 뽑으며 도망가거나 따라갈 수 있었으나 플레이오프 들어와서는 세 선수의 방망이 마저도 싸늘하게 식은 모양새다.
이재학이 나오지 않는 3차전 선발은 장현식이다. 3차전 선발까지 포함해 단 여섯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신예이다. 낯설기 때문에 공략이 어렵기는 하겠지만 해커나 스튜어트에 비해서는 확실히 구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마저도 공략하지 못한다면 LG는 3연패로 플레이오프를 마감하게 될 것이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투수 류제국은 1이닝을 공 11개로 가볍게 틀어 막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호투의 기세를 이어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2회 들어 갑자기 난타 당하기 시작하더니 4실점을 하고 강판 당했다. 이후 등판한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틀어 막은 덕분에 5:4 짜릿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벼랑끝 LG 입장에서는 류제국의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다. 류제국이 잘 막아주고 타선이 터져 3차전을 가져와야만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과연 류제국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의 부진을 씻어내는 호투로 LG트윈스에 희망을 안길 수 있을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다 해도 팬들은 LG트윈스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럼에도 선수들이 똘똘 뭉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까지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물론 기적적으로 역스윕 시리즈를 펼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팬들은 LG트윈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줄 것이다.
그런 팬들을 위해서라도 LG트윈스 선수들이 홈에서 한 경기라도 승리하는 모습을 통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음을, 그리고 최선을 다했음을 마지막까지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한 가지 작은 바람을 적어 보자면, 내년 시즌에는 하위권에서 힘겹게 올라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 아닌, 조금은 마음 편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예상할 수 있도록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최근 네 시즌 동안 세 번이나 가을 야구를 한 LG트윈스이지만 이전까지의 암흑기와 최근 세 번 모두 힘겹게 순위를 끌어 올려 겨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인상이 강해 강팀으로서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부디 내년 시즌에는 이런 모습을 탈피해 시즌 초반부터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