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행운과 최악의 불운을 맞이한 울산모비스

양동근 부상이 아니라 로드 부진이 문제다

by 강태훈

시즌 개막전이 열린 22일 울산동천체육관. 3쿼터 중반 한 선수가 손목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 하며 일어나지 못했다.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과 팬들 모두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 선수를 바라보았고, 끝내 그 선수는 코트에 돌아오지 못했다.

쓰러져 돌아오지 못한 선수는 모비스 전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모비스의 심장 양동근 선수였다. 정영삼 선수의 속공을 막는 과정에서 착지하다가 손목에 체중이 실렸고 손목 골절이라는 부상을 당했다. 검진 끝에 수술을 결정했고, 코트로 돌아오기까지 약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고의 행운을 잡은 울산모비스

울산모비스는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대어인 이종현을 지명하는 행운을 잡았다. 매년 호성적으로 9, 10, 11 순위 단골이었던 모비스 입장에서는 천운과 같은 행운이었다.

양동근과 함지훈이 건재하고 거기에 이종현이 더해졌으니 이번 시즌 우승도 모비스가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 나왔다. 유재학 감독은 부담스럽다고 했으나 미디어데이에서 "6강까지만 가면 이종현도 팀 전술에 적응이 되었을 시기이기 때문에 더 높은 곳을 보겠다"라고 하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게 모비스의 이번 시즌은 장밋빛인 것만 같았다.

최악의 불운을 맞이한 울산모비스


모비스가 강팀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모비스 특유의 시스템에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양동근이라는 절대적인 기둥이 건재하기 때문이었다. 모비스의 공수 시스템은 양동근이 있을 때 최고의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이제 양동근은 없다. 전자랜드와의 경기, 그리고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양동근 없는 모비스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개막전부터 찾아온 양동근의 부상에 선수단 전체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아 있다. 복귀 시점은 빨라야 4라운드 이후. 유재학 감독이 그 전까지 4할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할 것인지가 의문이다.

그렇다고 모비스가 마냥 처져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양동근이 없던 시즌에 정규리그 1위도 경험해 봤으며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도 양동근 없이 나름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버텼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있지 않다.

양동근 부상이 문제가 아니라 로드가 문제다


모비스의 진짜 문제는 양동근의 부상에 있지 않다. 양동근의 부재가 영향이 없을 수는 없겠으나 모비스의 시스템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졌다. 함지훈과 네이트 밀러 모두가 리딩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지원, 김주성 등 가드들이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공백을 줄일 수는 있다.

첫 두 경기에서 밀러가 프리시즌에 보였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영리하고 기술이 좋은 선수이기에 오래 걸리지 않아 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로드이다.

이번 시즌 모비스에 합류한 로드는 KBL에서 여섯 시즌 째 뛰고 있는 선수이다. 실력이 어느 정도 검증 되었기에 실력 문제보다는 인성 문제가 더욱 걱정이 되었던 선수이다. 실제로 프리시즌 훈련에서 한 차례 소동을 겪었던 로드이기에 그의 성격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관건으로 보였다.

하지만 첫 두 경기에서 로드는 실력이 문제라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 공수에서 생산성이 없었으며, 특히나 수비에서 제 몫을 해 주어야 할 선수이건만 그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유재학 감독의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양동근의 부재는 함지훈과 밀러 등을 통해 임시방편으로라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로드의 부진은 차원이 다르다. 모비스의 높이를 책임져야 할 상황에서 로드가 부진하면 이기는 게임을 할 수가 없다. 이종현 역시 부상으로 1월에나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 전까지 로드가 제몫을 해 주어야만 한다. 만약, 이종현이 부상이 없는 상태였다면 유재학 감독은 모험을 하면서까지도 로드 대신 이종현을 내세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양동근의 복귀 전까지 모비스의 키 플레이어는 로드가 되고 말았다. 과연 로드는 정신 차리고 세 번째 경기부터 제 몫을 할 수 있을까?

내년 1월이면 이대성이 돌아오고 이종현도 데뷔한다. 2월 이후에는 양동근도 복귀한다. 모비스가 6강에 가기 위해서는 로드가 잘 해 주어야 한다. 만약, 아니다 싶으면 교체하는 강수까지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모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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