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인가 자만인가
오늘 새벽 있었던 AC밀란과 제노아의 경기에서 AC밀란이 3:0 완패를 당했다. 유벤투스를 이긴 경기까지 7G 무패를 기록하고 있던 AC밀란은 무패 행진을 마감하게 되었다.
세리에A의 절대강자인 유벤투스를 꺾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밀란. 비롯 수소 등 그간 쉼 없이 선발로 출전하며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일부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제노아에게 3:0 패배는 뼈아프다. 위쪽 팀들과 승점차가 벌어지고 아래 팀들과 승점차가 좁혀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 몇 시즌 동안 보였던 모습이 이번 경기에서 보였기 때문이다.
방심일까 자만일까. 아니면 그간 보인 모습이 운이었을까. 그간 보인 모습이 운이라고 하기에는 AC밀란의 행보가 너무나 강렬했기에 방심이나 자만 둘 중 하나라고 본다. 경기에서 패할 수는 있다. 계속해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면 좋겠지만 언제든 질 수 있는 것이 축구고 경기다. 하지만 3:0 스코어는 너무나 뼈아프다.
스코어를 언급하기 전에 AC밀란은 지난 수년간 좋은 흐름을 타다가도 어느 한 순간 추진력을 잃는 모습을 자주 보여 왔다. 순위 경쟁을 하는 팀들이 비기거나 패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왔음에도 경기에서 패해 치고 올라가지 못한다거나, 상승세를 탔을 때 불의의 일격을 당해 다시 주저앉고 마는 그런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리그 최강 유벤투스를 꺾고 승승장구한 밀란이다. 제노아와의 경기를 이겼다면 잠시나마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였다. 유벤투스, 로마의 경기 결과에 따라 잠깐 머무르는 자리일 수 있으나 AC밀란이 최근 몇 년간 1위 언저리에도 가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상징적인 일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선수들 역시도 1위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잠깐이지만 1위 자리에 오르게 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AC밀란은 그 기회를 스스로가 놓쳐 버렸다. 전반전 1:0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팔레타의 퇴장과 쿠츠카의 자책골 등으로 스스로 무너진 점이 뼈아팠다.
무패 경기를 하는 동안 AC밀란은 선취점을 내줘도 버티고 막아내면서 역전을 노리던,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너무나 쉽게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세 번째 골은 쐐기골이 되었고 완패라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반드시 다음 경기에서는 개선 되어야 할 부분이다.
기우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음 경기에서 보란 듯이 직전의 밀란으로 되돌아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AC밀란이 보였던 모습 때문에 팬들은 또 다시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경기에서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강팀은 이겨야 할 팀에게 이기고 질 수도 있는 팀과 비기거나 이기는 것이 강팀이다. 이 경기 전 제노아의 순위는 12위였다. AC밀란과의 승점차는 7점이었다. 두 시즌 전에 제노아가 6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지난 시즌은 11위에 머무른, 최근 다섯 시즌 동안 중위권보다는 하위권에 더 많이 있었던 팀이다. 최근 기세만 놓고 본다면 주전 몇 명이 빠졌다고 해서 져서는 안 될 팀이었다.
다음 경기는 이번 시즌 승격팀인 페스카라와의 경기이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잡을 수 있는 팀이다. 만약에라도 페스카라에게까지 일격을 당한다면 분위기는 더욱 더 다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페스카라, 팔레르모와의 경기 후 인테르와의 더비 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비록 인테르가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하나 더비는 더비이다. 밀란이 다시 상승세를 탄 상태에서 인테르와의 더비에 나설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