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오지환의 빈자리가 시작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와일드카드전과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LG트윈스의 돌풍은 플레이오프에서 막을 내렸다. LG트윈스의 시즌은 끝났고 이제 다음 시즌을 바라봐야 한다. 물론, 이제 막 시즌이 끝났고 내년을 논하기엔 이른 시간이지만 한 번 짚어보려고 한다.
오지환은 군에 입대한다. 오랜 시간 LG트윈스의 유격수를 맡아 산전수전 다 겪으며 성장한 오지환은 올 시즌 LG트윈스의 후반기 대 약진의 선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졌던 오지환은 후반기에 대반전을 이루어 냈다.
타율, 홈런, 타점 등에서 커리어 하이를 이뤄 냈고 유격수 수비 역시 세밀함은 조금 부족하지만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공수 양면에서 오지환이 LG트윈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았다.
그런 오지환이 이제 두 시즌 정도 군입대를 위해 자리를 비운다. 유격수 자리는 딱히 대안이 없는 상태다. 과연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당장 유격수 후보로는 강승호와 장준원이 있다. 오지환이 부상과 부진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유격수 자리를 맡았다. 1군 경험이 일천한 그들이 오지환의 공백을 메우기란 쉽지 않았다.
우선 수비를 보자. 오지환 역시 적지 않은 실수를 하는 선수이고 클러치 에러도 자주 하지만, 그래도 두 선수가 수비적인 부분에서 오지환 만큼의 플레이를 보여주기는 어려웠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송구 등은 리그 정상급에 올라 있는 오지환인데, 두 선수가 그 정도의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물론, 수비는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경험을 쌓으면 나아질 수 있다지만 지금 당장은 수비적인 부분에서 오지환의 빈 자리를 채우기란 어려워보인다.
공격은 더더욱 암울하다. 오지환은 올 시즌 20홈런에 78타점을 기록했다.강승호와 장준원은 홈런 타자가 아니다. 과연 그들이 타석에서 오지환 만큼의 역할을 해 줄 수 있을까? 앞서 말한 것처럼 비시즌 충분한 연습을 하고 경기 출장이 많아지면 수비는 적응될 수 있다고 하지만 공격에서는 그 빈자리를 채우기가 훨씬 어렵다.
물론 두 선수가 홈런타자가 아니고 클러치 히터가 아니기에 기용된다면 타순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유격수이지만 상위타순에서 리드오프를 한다던지 하위타선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두 선수의 타격이 그런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지는 의문이다.
차선책으로 수비가 좋은 손주인을 유격수로 돌리는 방법이 있지만 체력적인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FA로 영입할 만한 마땅한 유격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에는 강승호와 장준원이 제 역할을 해 줘야 한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가 두 선수에게는 운명을 가를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반기 LG트윈스의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리드오프였다. 지난 시즌 그래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해 주었던 임훈이 이번 시즌에는 부진으로 제 역할을 해 주지 못한 상태에서 임시방편으로 박용택이 1번 타자로 나섰다.
박용택은 1번 타자로서도 제 역할을 해 주었으나 중심타선에서 그가 빠지자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 결국 박용택은 중심타선으로 들어가고 리드오프 자리에는 다른 선수가 들어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 고민을 지워준 선수가 바로 김용의였다. 후반기 1번 자리에 안착한 김용의는 리드오프로서의 역할을 120% 해 주며 LG 타선이 안정화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만큼 약점도 있었는데 좌투수를 상대로 약점을 보였다는 점이다. 리드오프가 플레툰으로 경기에 나선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팀 타선의 안정성은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좌우 가리지 않고 출루를 많이 할 수 있는 선수가 1번 타순에 들어가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경험 많은 김용의가 다음 시즌 좌투수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하여 붙박이 리드오프로 나서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야 LG트윈스의 리드오프 걱정은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김용의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을 경우이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누가 리드오프가 되는 것이 좋을까? 몇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하나는 안익훈, 다른 하나는 정주현, 다른 한 명은 황목치승이다.
안익훈은 외야 수비 하나 만큼은 리그 정상급이다. 스스로도 못 잡을 타구는 없다고 할 정도로 수비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플레이오프 3차전 연장 11회 초 나성범의 큼지막한 타구를 슈퍼 캐치로 잡아 내 끝내기 승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안익훈이 1번 타순에 들어간다면 채은성, 이천웅, 문선재, 김용의, 안익훈의 외야 로테이션이 가능하다. 문선재는 확실하게 좌투수에 강점이 있고 김용의가 우투수에 강점이 있다고 한다면 외야 로테이션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다른 대안인 정주현은 선수단 내에서 발이 가장 빠른 선수이다. 아직 주루 센스가 조금 부족해 도루 성공 확률이 낮고 갯수도 적지만 빠른 발은 리드오프로서도 적격이다. 하지만 빈약한 공격력은 역시나 문제다. 교육리그,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를 거쳐 타격의 부족함은 보완한다면 리드오프로서도 손색이 없다. 그렇게 되면 내야진의 정리가 필요한데, 정주현을 유격수 연습을 시켜 유격수로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유격수 경험이 일천한 정주현을 붙박이 유격수로 기용하는 것도 불안 요소일 수 있기에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후보는 황목치승이다. 황목치승은 타격은 불안하지만 준수한 수비력을 갖추고 있으며 유격수 경험도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결정적인 도루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던 것을 생각하면 주루 센스도 높이 살 수 있다. 황목치승이 타력을 끌어올려 붙박이 유격수로 뛸 수 있다면 강승호와 장준원이 그의 백업을 맡으며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황목치승도 풀타임 유격수를 본 적은 없었고 2루수 출장이 더 많았기에 세 선수의 로테이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2루수는 주전 손주인에 정주현 백업으로 정상 가동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다음 시즌 LG트윈스의 리드오프는 누가 될까?
포스트시즌에서 세 선수는 활약이 미미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양쪽 코너 내야수들이기도 하다. 히메네스는 이번 시즌 LG트윈스의 용병타자 잔혹사를 끊어준 선수이다. 100타점 - 100득점을 달성한 것은 물론이고 26홈런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적극적인 수비로 에러가 잦은 편이지만 준수한 수비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선수를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고민이 되는 이유는 다음 시즌에도 히메네스가 이런 활약을 보일 것이라는 것을 장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히메네스는 전반기와 후반기가 확 달랐다. 전반기에는 많은 홈런포로 팀 타선을 이끌었지만 후반기에는 홈런 수도 확 줄었고 적시타 역시 확 줄어 들었다. 이는 각 팀이 히메네스의 장단점을 철저히 분석했기 때문이다. 분석이 끝난 히메네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이런 점은 다음 시즌에도 이어질 것이다. 약점이 확실한 히메네스가 본인의 약점을 극복한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100% 가능하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그렇게 된다면 타율, 홈런, 득점, 타점 등 타격 모든 지표에서 이번 시즌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스타일도 히메네스는 5번이나 6번에서 좀 더 힘을 낼 수 있는 스타일이지만 확실한 4번 타자가 없는 LG타선에서 히메네스의 힘이 떨어진다면 이번 시즌 만큼의 성적을 거두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물론,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번 시즌 일취월장한 채은성이 4번 타자 자리에 들어갈 수 있다면 히메네스의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히메네스가 결코 무시할 만한 타자가 아닌 만큼 채은성의 활약 여부에 타라 히메네스의 성적도 좌지우지 될 것이다.
양석환은 3루와 1루 모두를 볼 수 있는 선수이다. 이번 시즌에는 히메네스가 붙박이 3루수로 출장하면서 1루 수비에 전념했지만 3루 수비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이다. 하지만 한 가지 고민은 1루수 정성훈과 3루수 히메네스 사이에서 생각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채은성, 이천웅 등 또래에 비해 성장세가 조금은 더딘 부분이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점이다. 물론, 정성훈의 나이가 있기 때문에 풀타임 출장이 어렵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도 1루수로서 제법 많은 기회를 부여 받을 것으로 생각 되지만 이번 시즌 대타 자원으로 활약한 서상우 역시도 1루 수비 연습을 하고 있는 만큼 장담할 수는 없다. 타격 면에서 서상우가 워낙 매력적인 선수이기 때문에 다음 시즌도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정성훈은 LG트윈스에서 가장 꾸준했던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나이가 있는 만큼 후반기로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전반적인 타격 지표가 하락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음 시즌에도 정성훈은 주전 1루수로 나설 것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충분히 경쟁력 있는 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주전에서 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양석환, 서상우와의 경쟁에서 얼마나 우위를 점하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세 선수의 경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성훈의 컨디션 하락과 양석환, 서상우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정성훈이 좀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양석환과 서상우가 성장하는 모양새다. 결국, 정성훈이 이번 시즌보다 조금 더 힘을 내 주어야 한다.
분명 이번 시즌의 LG트윈스는 많은 희망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내년에도 유효할 것이라는 믿음도 주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고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처럼 무조건 희망만 이야기할 것은 아니다. 불안 요소도 분명 존재하는 만큼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번 시즌의 돌풍을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코칭스텝이 이번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플랜을 내 놓을 것인지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