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의 생각
제가 참 좋아하는 언니입니다. 글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차분하게 글을 적어나가는 일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잠시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방면에서 차분하게 언니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잠시 일을 하다가 다시 제주로 돌아오면 다들 제주가 제일 좋다고 말을 해요. 제주에만 있을 때는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는데 말이죠. 익숙함이란 것이 무섭다는 말처럼 익숙한 제주에서 떠나 다른 곳에 있다 보면 저도 그랬고 참 제주가 그리울 때가 많았어요. 다른 곳에 있다 제주에 오면 제주만의 좋은 점들이 보여요. 물론 불편한 점도 있지만요. 그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의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이 제주의 매력이 아닐까 해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한 언니의 10가지 질문과 답변입니다 :)
공식적인 첫 질문입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주 원주민 박환희라고 합니다. 26살 말띠 여자입니다. 2013년부터 약 1년 8개월 정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작년부터 제주로 내려와서는 재택근무로 간행물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일을 그만두고 노닥거리며 인생의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는 백조입니다.
어릴 적 제주의 기억, 혹은 가장 기억에 남는 제주의 순간은?
서울로 떠나 있으며 가장 많이 속으로 그려보았던 제주의 풍경은 20대 초반에 올레길을 걸으며 마주했던 제주의 '길'들이었어요. 바다가 보이던 바다길, 풀 냄새를 맡던 숲길, 숨이 차도록 걸어 올라가던 오름길, 돌담으로 이어진 제주의 오래된 길을 더듬어보곤 했어요. 매일 집 뒤편으로 보이던 노을도 자주 떠올랐어요. 제 기억에는 항상 제주의 ‘길’과 ‘하늘’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일상적인 제주의 삶이지만, 나의 제주 삶의 콘셉트, 혹은 제목을 짓는다면?
현재 저의 제주 삶의 콘셉트는 ‘나의 본진에서 인생을 재정비하다’입니다.
제주에서 살면서 가장 결정적인 아이템이 있다면?
여름에는 모기향 (모기가 많아요)
겨울에는 모자 달린 점퍼 (생각보다 바람이 훨씬 차요)
봄과 가을에는 밑창이 튼튼한 신발 (산책하기 좋아요)
제주에서 산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간소하고 단순한 삶을 즐거워할 수 있는 여유 내지는 소박함과 안일하고 정체된 삶에 머무르지 않도록 노력하는 의식적 몸부림(?)이 서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주에 살아서 좋을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어디를 걷든 산책로가 된다는 것이 좋아요. 자연에 대한 구경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꽤 다양한 사람들이 제주를 찾고 있어서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요. 무엇보다 서울에서의 북적대는 길거리와 지하철을 체험하고 나니 이곳에서의 한적함이 더욱 감사해요.
제주에 살아서 싫을 때는 언제인가요?
자기 차가 없으면 버스나 택시를 타고 다녀야 하는데 가끔씩 이동이 불편할 때가 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대도시권과 떨어져 있다 보니 문화생활이 조금 협소해지는 면은 있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곳, 제주에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는, 그리고 저를 품어주는 공동체가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제가 지금 이 시절 제주에 살고 있는 건 운명인 것 같아요.
내가 정말 제주에 살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하루 동안에 다양한 기후변화를 체험하게 될 때.
옛 친구들을 길에서 우연히 만날 때.
동문시장이나 오일장에서 제주 사투리를 들을 때 등등
도민으로서 제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저랑 친구해요. ‘제주 사는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함께 길을 걸으며 낯선 땅 제주까지 오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P양에게 감사드립니다 :)
제주와 열 가지 질문.
*제주를 주제로 10개의 질문을 합니다.
제주도민의 생각과 제주도로 이주 온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과, 성인이 되어서 오게 된 제주.
전 제주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제주로 이주 온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네요.
** '닮'은 당신의 제주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주실 분은 댓글이나, 카카오톡 @sijeuru 로 연락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