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저씨, 도쿄 편의점 탐방기 (04) ]
편의점 삼각김밥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정답은 “편의점 아저씨와 친해지면 된다”이다.
조리법의 문제가 아니다. 삼각김밥이 가장 맛있는 ‘시간’이 존재한다. 편의점 아저씨와 친해져서, 그 편의점에 삼각김밥이 배달되어 오는 시간을 알게 되면, 가장 맛있는 상태의 삼각김밥을 만날 수 있다. 갓 배달돼 아직 냉장고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의 삼각김밥을 한입 베어물어보자. 굳이 전자렌지에 돌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맛있다.
그럼 일본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 가장 맛있는 시간은?
굳이 일본 편의점 아저씨와 친해질 필요는 없다. 언제든 맛있으니까.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똑같은 삼각김밥인데 왜 일본 편의점 삼각김밥은 맛있다고 다들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것일까?
“일본쌀이 한국쌀보다 맛있어서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았다. 한때 이것을 정설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 편의점 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일본인들의 말로는 전혀 그렇지 않단다. 한국쌀이나 일본쌀이나 다름없고, 한국쌀은 세계적으로도 품질이 좋단다. (어깨가 으쓱.)
그렇다면 제조공법의 문제일까? 그것도 아니다. 편의점이라는 업태 자체가 일본으로부터 그대로 수입되다시피 했고, 삼각김밥을 만드는 기계와 레시피마저 우리는 일본 것을 그대로 가져와 오늘에 이르렀다. 결국 공장에서 삼각김밥이 만들어져 나올 때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똑같다는 말이다. 그럼 도대체 이유가 뭐지?
문제는 ‘온도’다.
삼각김밥이 가장 맛있는 온도가 존재한다.
앞으로 일본 편의점에 가서 삼각김밥을 살 때에 냉장고의 온도계를 유심히 살펴보자. 분명히 17~20 사이 숫자를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온도계가 어디 있냐고? 냉장고 상단이나 하단에 칸칸마다 디지털로 표시된다. 섭씨 18도 내외. 그 온도가 삼감김밥이 변질되지 않으면서 보존되는 가장 맛있는 온도다.
그런데 한국의 편의점은? 거의 대부분 4~8도 정도의 온도를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삼각김밥을 전자렌지에 돌려먹는다고 이야기하면 일본인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그들은 거의 대부분 그대로 먹기 때문이다. 도시락 또한 그렇다. “전자렌지에 돌려드릴까요?”라고 직원이 묻기는 하지만, 그냥 그대로 먹는 사람들이 많다.
냉장고에 한번 얼렸다 전자렌지에 돌려먹는 밥과 갓지은 밥 가운데 무엇이 더 맛있을까? 두 말 할 것도 없다.
그럼 한국도 삼각김밥이나 도시락이 보존되는 온도를 17~20도로 맞춰놓으면 되지 않느냐.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냐. 이제 더 깊숙한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