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계절의 이파리가 색을 바꿔입었다.
여름의 온도는 청량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감색이 어색하지 않아졌다.
자연스럽게 따뜻한 목재의 색감을 더듬게 된다.
몸을 휘감는 따스한 온기는 39.9도였다.
그러나 이제 나를 녹이게 하려면 42.9도는 필요하다.
고작 3도의 차이인데.
그 3도는 나를 은은하게도, 풀어지게도 한다.
몸을 숙여 입가까지 나를 담근다.
홧홧한 열감은 머리까지 올라와서 뜨끈하게 풀어진다.
노곤한 기분이 들어 한동안 담겨있다,
천천히 일어섰다.
어지러운 현기증에 비틀거렸다.
살짝 차갑게 느껴지는 싸늘한 온도가 나쁘지 않다.
어쩌면, 나보다 더 차가운 사람은
42.9도에는 깨어질지도, 혹은 화들짝 놀라 들어가려던 발끝마저 호다닥 치워버릴지도 모르지.
그래도 나는 지금이 좋아.
이 온도가 내게는 딱 좋아.
그래서 내게도,
이 온도가 적당한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
같은 온기를 공유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재미를 누리는게, 소소하고 꽤 즐거운 행복일 것 같아.
우연히 퍼스트 라이드를 봤는데
김영광을 보고는 그가 취향이구나, 생각했다.
큰 키와 단단한 체구에서 느껴지는 안정감과
웃을때 호선을 그리는 입매가 호탕하다.
중심이 올곧고 단단하게 느껴지는 콧선을 따라,
치켜뜰때는 강렬하게 접히는 쌍커풀,
그러나 평소에는 순해보이는 인상.
그런것들.
단단하고 안정감있게 나를 지탱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나는 오늘도 나를 하나 알아갔다.
나의 이상형을 찾는것,
내가 정확하게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나를 탐구하는 것.
나를 사랑하는 일.
그건 나를 관찰하는 것 아닐까?
재밌었다. 퍼스트 라이드.
차은우 얼굴도, 그렇지만 나는 김영광 얼굴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