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작가라서

질문14.등장인물은 실제입니까, 가상입니까?

303명의 거장, 34개의 질문, 그리고 919개의 아이디어

by 도서출판 다른
《작가라서》: 303명의 거장, 34개의 질문, 그리고 919개의 아이디어



마야 안젤루

가끔 서너 명을 합쳐서 등장인물 하나를 만듭니다. 한 사람이 지닌 특징이 글로 다룰 만큼 강렬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본질적으로, 사실을 이렇게 저렇게 바꾸더라도 현실에 충실한 작품을 씁니다. 제가 작품에 등장시킨 많은 사람이 지금도 살아 있고 나와 얼굴을 보면서 삽니다. 『여자의 마음』The Heart of a Woman에서 저는 아프리카인인 전남편에 대해 썼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 탄자니아의 옛 수도인 다르에스라람에 있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가 함께 지냈던 시간에 대해 좀 쓰고 싶다고 말했죠. 그가 그러더군요. “그걸 묻기 전에 이 점을 알아두면 좋겠소. 당신이 거짓말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 당신 제안에 동의할 거요. 하지만 진실을 해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 당신과 다투게 될 거요.”



아이리스 머독

실존 인물을 소설에 넣는다는 생각은 질색인데, 도덕적으로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할 뿐 아니라 지독하게 지루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는 누군가의 사진을 찍어내고 싶지 않습니다. 존재하지 않지만 동시에 존재할 것만 같은 사람을 창조하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 등장인물의 특징은 서서히 조합됩니다. 첫인상은 아주 희미할지도 모릅니다. 그가 선량한 시민이거나 종교적인 사람이라는 사실만 어렴풋이 알지요. 어쩌면 금욕주의자이거나 쾌락주의자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가 일으킬 문제나 다른 등장인물들과의 관계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소설에서 중요한 세부요소들, 즉 그의 외모와 특징, 기벽, 그의 다른 성격, 존재 방식 같은 세부 요소는 운이 좋다면 나중에, 그것도 직관적으로 떠오를 겁니다. 한 사람을 지켜보면 볼수록, 일종의 일관성이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노먼 러시

소설을 쓰기 전에 저는 각 등장인물에 대해, 심지어 조연에 대해서도 신상명세서를 작성합니다. 일대기와 이력서, 문화와 취향의 특이 사항, 출신 배경, 외모, 걸음걸이, 목소리까지 모두 기록합니다. 이런 신상명세서는 굉장히 폭넓어질 수 있고 때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장면을 써야 할 때는 그 명세서를 끝없이 확장하지 않도록 훈련했습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지금 쓰고 있는 책 때문에 신상명세서를 쓰느라 저는 거의 미칠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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