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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를 만드는 효과적인 고쳐쓰기

by 도서출판 다른
당신 작품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았는가?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가 그러하듯 편집자들도 재미없는 소설을 싫어한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고치고 또 고쳐라. 수많은 베스트셀러들도 초고는 별 볼 일 없었다. 수십 번 고친 다음에야 비로소 우리가 아는 '그 작품'이 되었다. 당신이 쓴 이야기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고쳐쓰기에 대한 더 체계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너무 많은 작가가 자리에 앉아 원고를 한 장 한 장 읽으며 그저 떠오르는 대로 수정만 한다. 크든 작든 고칠 부분이 보일 때마다 다듬는다. 그보다는 큰 부분에서 작은 부분으로 고치는 편이 훨씬 낫다. 가장 중요한 부분부터 다듬고 마지막 단계, 즉 윤문까지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고쳐쓰기 단계에서의 최종 점검 리스트를 다룰 것이다. 순서는 얼마든지 바꿔도 좋으며 자신만의 항목을 덧붙이길 바란다.



[인물 점검]

주인공

○ 주인공은 소설이 전개되는 내내 따라갈 가치가 있는 인물인가? 그 이유는?
○ 어떻게 하면 주인공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 수 있을까?
○ 주인공들이 충분히 다른가? 저마다 관심사가 있는가?
○ 독자가 주인공에게 유대감을 느낄 만한 요인이 있는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돌보기 때문에, 재미있거나 불손하거나 이유 있는 반항을 하기 때문에, 어떤 일에 유능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오랫동안 역경을 헤쳐나가는 약자이기 때문에, 억울하게 불행을 겪었지만 하소연을 늘어놓지 않기 때문에, 위태롭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등)


적대자

○ 주인공만큼 충분히 실감나게 묘사했는가?
○ 그의 행동은 (그 인물 스스로 생각하기에) 타당한가?
○ ‘공평하게’ 다루어지고 있는가?
○ 싸움에서 이기는 능력이 주인공만큼 또는 주인공보다 더 강한가(더 강한 게 낫다).



[플롯 점검]

○ 독자가 책을 내려놓고 싶어질 만한 곳이 한 군데라도 있는가?
○ 사람들이 뭔가를 하고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는가?
○ 플롯이 억지스럽거나 부자연스럽지는 않은가?
○ 이야기의 균형이 깨졌는가? 행동 장면이 너무 많은가? 반응 장면이 너무 많은가?



[시작 부분 점검]

○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가? 예열을 너무 오래 하고 있지 않은가?
○ 지루한 부분이 있는가?
○ 보여주고자 하는 소설 속 세계가 무엇인가? 이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어떻게 묘사하고 는가?
○ 소설의 분위기는 어떤가? 묘사가 그 분위기와 어울리는가?
○ 독자를 매혹하는 1막의 사건은 무엇인가? 주인공에게 어떤 위험이 닥치는가?
○ 적대자는 누구인가? 그는 주인공만큼 강하거나 더 강한가? 이 점을 어떻게 보여주는가?
○ 전체를 관통하는 구조적 갈등은 충분한가?



[중간 부분 점검]

○ 인물의 관계가 심화되었는가?
○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 독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마지막에 나오는 최후의 결전이나 최종 선택은 타당하게 보이는가?
○ (신체적, 직업적, 심리적) 죽음이 다가오는 게 느껴지는가?
○ 인물들을 이어주는 강력한 필연성(도덕적·직업적 의무나 물리적 장소, 인물이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있는가?
○ 장면에 갈등이나 긴장이 일어나는가?



[결말 부분 점검]

○ 거추장스럽고 느슨한 부분이 있는가? 그렇다면 주요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조정하거나 그 부분으로 돌아가 싹둑 잘라내야 한다. 독자는 기억력이 좋다.
○ 여운을 남는가? 최고의 결말은 책장 밖에 존재하는 느낌을 남긴다.
○ 독자는 작가인 내가 바라는 대로 느낄까?



[장면 점검]

○ 모든 장면에 갈등이나 긴장감이 있는가?
○ 시점인물을 설정했는가?
○ 행동 장면일 경우 목적이 분명히 드러나는가?
○ 반응 장면일 경우 감정이 분명히 드러나는가?



[설명 점검]

○ 정보를 한곳에 덩어리째 집어넣었는가?
○ 설명이 두 가지 기능을 하고 있는가?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설명이 있는가?



[문체, 형식, 시점 점검]

○ 형식이 부자연스럽거나 딱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가?
○ 큰 소리로 읽어보거나 컴퓨터의 합성된 목소리로 들어보자. 그 부분을 귀로 들어보면 삭제해야 할지 고쳐야 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때가 많다.
○ 장면마다 시점에 일관성이 있는가?
○ 1인칭 시점으로 썼는가? 그렇다면 인물은 정말 묘사한 대로 보고 느끼고 있는가?
○ 3인칭 시점으로 썼는가? 그렇다면 시점인물보다 다른 인물의 생각에 치우친 장면이 없는가? 시점인물이 보거나 느낄 수 없는 것을 묘사하지는 않았는가?



[배경과 묘사 점검]

○ 배경이 독자에게 현장감을 주는가?
○ 배경은 ‘인물’처럼 기능하는가?
○ 배경과 인물을 너무 보편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는가?
○ 묘사는 분위기까지 살리는 두 가지 기능을 하고 있는가?



[대화 점검]

○ 정확한 대답보다 약간 ‘어긋난’ 대답이 긴장감을 높인다. 불합리한 추론을 집어넣거나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등 어긋난 대답을 활용할 수 있는가?
○ 화자를 가리키는 지문(그가 말했다, 그녀가 말했다)을 행동 비트로 바꿀 수 있는가?
○ 좋은 대화문은 독자를 놀라게 하고 긴장감을 일으킨다. 대화 장면을 참가자들이 서로를 앞지르려고 하는 일종의 게임이라고 생각하자. 인물은 대화를 ‘무기’로 활용하고 있는가?
○ 대화에는 갈등이나 긴장감이 있어야 하며 같은 편인 인물끼리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갈등이나 긴장감이 있는가?



[주제 점검]

○소설의 주제가 무엇인지 아는가?
○ 다른 주제가 보이지 않는가? 그 주제를 억누르려고 싸우는 중인가?
○ 주제를 드러내는 요소를 자연스럽게 엮어 넣었는가?
○ 잔소리를 하지 않았는가?



[마지막 윤문]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기 전에 한 번 더 살펴보자.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별한 광채가 더해질 것이다. 이 특별한 광채를 내는 일이 바로 윤문이다.


장의 도입부
각 장의 도입부를 모두 읽으며 원고를 훑자. 다음 사항을 고려하자.

○ 더 의미 있게 시작할 수 있는가?
○ 시작 부분이 시선을 끄는가? 갈등이나 행동이 일어날 단서가 있
는가?
○ 묘사는 분위기도 살리는 두 가지 기능을 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묘사를 좀 더 뒷부분으로 옮기자.
○ 대부분의 장이 똑같은 방식으로 시작하는가? 다양하게 만들자.


장의 마무리
각 장의 결말 부분을 훑자. 장을 좀 더 일찍 끝낼 만한 지점이 있는지 살펴본다. 한 문단이나 두 문단, 세 문단, 네 문단 앞에서 끝나면 어떨까? 더 나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더 낫다고 느껴지면 그렇게 바꾼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장의 마무리에 불길한 징후나 사건의 조짐을 덧붙이면 도움이 될지 생각해본다. 예를 들면 이렇다.

○ 쓸쓸한 분위기의 문장
○ 마음속의 두려움이나 걱정을 성찰한 내용
○ 단호한 결정의 순간
○ 쏘아붙이거나 노래하는 대화 한 줄


어쩌면 지금의 마무리가 그 자체로 괜찮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손대지 말자.


대화

○ 대화문에 ‘여백’이 많은가?
○ 화자를 가리키는 지문이 주로 ‘말했다’인가?
○ 행동 비트로 대화문을 다양하게 살렸는가?
○ 행동 비트가 너무 많지는 않은가? ‘말했다’로는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자.
○ 대화의 긴장감이 높아지도록 단어를 삭제할 수 있는가?
○ 좀 더 기억에 남도록 ‘비틀 만한’ 대화가 있는가?


단어 조사
남용하는 단어와 구문이 있는지 보자. 고쳐쓰기를 하면서, 또는 훌륭한 편집자나 독자가 경고해준 덕분에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런 단어와 구문은 작업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즉 매번 다른 단어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는 그 단어가 머릿속에 박힌 탓이다. 원고에 쓴 단어나 구문을 조사해서 남용하며 되풀이하는 것들을 찾는다. 그런 다음 적절하게 수정한다. 그 외에도 부사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경우 지운다.


주요 장면
원고에서 중요한 순간 다섯 군데를 고르자. 한 번에 한 군데씩 읽자. 그리고 그 순간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더 격렬하게 만들며 활기를 더할 방법을 10개씩 적는다. 처음 두세 가지 아이디어는 금세 떠오를 것이다. 잘 안 되더라도 아이디어를 더 떠올려보자. 말도 안 되는 것 같더라도 10개를 생각해내자. 닥치는 대로 떠올리자. 그런 다음 뒤로 물러나 가장 좋은 것을 고른다. 그 내용에 따라 장면을 고쳐 쓴다. 다른 중요한 장면에도 이 작업을 되풀이한다.


마지막 주의사항

○ 장면 속 갈등을 고조할 방법이 있다면 실행에 옮기자. 장면에 등장한 인물을 보자. 같은 편이지만 둘 사이에 무언의 긴장감이 맴돌 수 있을까? 인물의 내면에 보이지 않는 긴장감을 부글거리게 해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게 만들자.
○ 인물의 관계를 보자. 관계를 넓힐 수 있을까? 과거에 어떤 식으로든 만났던 사람들은 어떨까?
○ 비중이 높은 인물 모두에게 비밀을 만들자.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좋다. 감정적으로 활기가 생길 것이다.
○ 주인공은 무조건 선하고 적대자는 무조건 악한 인물로 설정하지 말자.
○ 독자가 원하는 건 감동이다. 기법이나 플롯보다도 말이다.
○ 독자를 감동시키려면 작가가 먼저 감동해야 한다. 풍부한 감정을 느끼며 글을 쓰자.
○ 대체 가능한 사항을 늘 적자. 독창성을 추구하자.
○ 모든 쪽에 감각(청각, 미각, 시각, 촉각, 후각, 감수성)을 적어도 하나는 활용하자.
○ 주인공은 절대 우연한 ‘도움’을 받아 어려움에서 빠져나와서는 안 된다.
○ “소설의 성공 여부는 단순한 전략 하나에 크게 좌우된다. 바로 불안감이다.”_로버트 뉴튼 펙
○ 글을 쓰면서 소설 일기를 꾸준히 쓰며, 무엇을 배웠고 무엇이 효과적이었는지 기록하자. 그러면 작가로서 살아가는 동안 아주 값진 자원이 될 것이다.
○ 작법을 늘 연마하되 글을 쓸 때는 빠르게 거침없이 쓰자. 그리고 고쳐쓰기를 할 때는 천천히 차분하게 하자.




소설쓰기의 모든 것》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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