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
저는 독자들이 웃기를 원합니다. 일본의 많은 독자들은 통근하면서 기차에서 제 책을 읽어요. 보통 직장인들은 통근하는 데 두 시간을 쓰고 그 시간에 책을 읽습니다. 그래서 제가 쓴 두꺼운 책들을 두 권으로 내는 겁니다. 한 권으로 내면 너무 무거울 것이거든요.
어떤 독자들은 제 책을 기차 안에서 읽다가 웃었다고 불평하는 편지를 보내옵니다. 저는 그런 편지가 제일 마음에 듭니다. 제 책을 읽으면서 웃는다는 걸 알게 되면 기분이 좋거든요. 열 장 정도 넘길 때마다 사람들이 웃기를 바라요.
제가 특히 흥미를 느끼는 이야기는 실제 세계에서 나온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제 소설 중 어떤 것도 실화는 아니랍니다.
하지만 언제나 제가 듣거나 목격한 어떤 요소가 있어서, 그런 것이 제 이야기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긴 이야기든 짧은 이야기든 그냥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랍니다. 자신의 소설에 지나치게 자서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많은 작가들에게 큰 위험, 또는 적어도 큰 유혹이 됩니다. 약간의 자서전적 요소에다 많은 상상력을 가미하는 것이 최선이지요.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작가가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뭔가 훨씬 세련되게 그 문구를 표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그런 노력이 오히려 독자를 짜증나게 한다는 걸 압니다.
잘 쓴 글에서는 모든 단어가 똑같은 식으로 보여야 한다고 스티븐슨이 말했습니다. 훨씬 중요한 건 독자들의 주의력이 그 단어 때문에 흐트러진다는 점입니다. 독자는 당신이 형이상학이든 철학이든 무엇에 관해서 쓰던 간에 평이하게 읽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쓰는 책이 개인적인 공격의 일종이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모든 소설가가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할 만큼 제 자아가 강하다고도 생각했어요. 책은, 어떤 누군가가 탁자를 가로질러 돌진해서는 독자를 움켜쥐고 한 대 후려갈기는 것과 같아야 한다고요.
우리는 변화와 혼란을 두려워합니다. 그렇지만 바로 그것이 제가 관심을 두는 영역입니다. 우리의 성격, 다른 이들과의 상호작용,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것들입니다.
소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어요. 소재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죠. 그럼 언제나 나타나요. 넘쳐나는 소재를 다루는 게 늘 문제죠. 그렇지만 역사적인 작품을 쓸 때는 수많은 사실을 찾아내야 해요.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 작가들 중 한 명, 그러니까 이 지역의 어느 여성 시인에 대한 소설을 오랫동안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원하는 시를 찾을 수가 없었죠. 황당하게 느껴질 만큼 시들이 형편없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시를 썼어요.
플롯에는 내러티브와 수많은 허튼소리가 들어 있어요. 도덕적 신념을 희생하여 독자의 흥미를 끌려는 계산된 시도지요. 사람들은 지루해지는 걸 바라지 않기 때문에 긴장감을 유지할 요소가 필요하지요. 하지만 좋은 내러티브는 가장 기본적인 구조에 있어요.
소설은 원래 실험이에요. 그걸 그만두면 소설이기를 포기하는 거죠. 문장을 써내려갈 때 전에는 이런 방식으로 쓴 적이 없다는 생각, 문장의 내용마저도 이런 느낌은 처음 줄 거라는 생각이 반드시 들게 마련이에요. 모든 문장은 혁신이지요.
세계적인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소설가의 삶
인간을 극복하고 작가가 된 위대한 영혼들의 이야기!
<작가란 무엇인가>
헤밍웨이 123주년 기념 특별 리커버판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