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의 시간 새벽 5시

by 한미숙 hanaya


0.5라는 숫자는 매력적이다.

반올림하면 1이 된다. 버림을 하면 0이 된다.

0과 1 사이의 숫자이지만 어떤 변신도 가능하다.

무한한 매력을 가진 숫자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새벽 5시는 밤일까, 아침일까?


어떤 사람에게는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다.

0.5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 시간이다.

예전의 나에게 새벽 5시는 시험공부를 하느라 지쳐 쓰러지기 직전의 시간이었다.

빨리 시험을 마치고 좋은 결과가 나오길 간절히 바라는 시간이다.


지금도 새벽 5시는 여전히 피하고 싶은 시간이다.

올빼미형인 나는 밤에 늦게 잔다.

이른 새벽의 기상은 하기 어려운 일 중 하나다.

나의 새벽 5시는 아직도 침대에서 잠을 자는 시간이다.

어떤 때는 꿈속에서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기도 하고, 어떤 때는 꿈에서 강의안을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는 미라클 모닝을 위해 일찍부터 일어나 글도 쓰고 책도 읽지만,

나는 절대로 일어나지 못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내가 새벽 5시에 일어나 움직이는 날이 있다.

조금 먼 곳으로 강의가는 날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시간에 조용히 깨어 까치발을 들고 침대에서 내려온다.

귀가 밝은 꼬미가 내 소리에 놀라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평상시 새벽 5시는 나에게 휴식과 꿈을 주는 시간이지만,

강의 나가는 날의 새벽 5시는 나에게 또 다른 행복감을 준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조용한 새벽 시간의 고요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싸늘한 새벽 공기를 만나며 자동차를 타는 순간은 마치 모든 세상이 내 손안에 들어온 것 같다.


똑같은 새벽 5시는 0.5처럼 내가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날은 0이 되어 피하고 싶은 시간이 되고,

어떤 날은 1이 되어 세상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된다.




#새벽5시 #0.5 #같지만다른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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