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운 그림

<1cm 경제학> 에피소드 01.

by 다산북스

2012년 5월 2일. 뉴욕 소더비 경매장Sotheby's이 발칵 뒤집어졌다. 그 이유는 한 장의 그림 때문.


낙찰가만 무려 1억 1992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355억 원에 달했다.


그 그림은 바로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가 그린 「절규The Scream」다. 지금은 역대 경매 최고가 순위가 4위로 밀려났지만, 2012년 당시만 해도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그림이었다. 그만큼 전 세계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소개할 정도로 큰 화제였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토록 뭉크의 그림에 열광한 걸까?


오슬로 국립미술관 - 오일, 템페라, 파스텔(1893)


뭉크는 「생의 춤The Dance of Life」, 「마돈나Madonna」, 「뱀파이어Vampire」, 「키스The Kiss」 등 총 2만 8천여 점을 세상에 남겼다. 이 중에서 「절규」는 뭉크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판화를 제외한 총 네 가지 회화 버전이 있다.


우리가 흔히 보아온 버전은 1893년 오일, 템페라, 파스텔로 그린 그림으로 오슬로 국립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1893년 파스텔로 그린 그림과 1910년 템페라로 그린 그림은 뭉크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지금도 많은 여행자가 이 그림을 보기 위해 노르웨이를 찾는다.


한편 경매에 나온 그림은 어느 미술관에서도 볼 수 없는 그림으로, 1895년 파스텔로 그린 뭉크의 세 번째 「절규」다.


개인소장 - 파스텔(1895)


이 세 번째 「절규」를 경매에 내놓은 사람은 노르웨이의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선박왕의 아들인 피터 올슨Petter Olsen.


피터 올슨의 아버지는 뭉크의 이웃이자 후원자였는데, 전 세계 유일무이한 「절규」의 개인 소유자였다.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절규」였다는 점이 많은 미술 애호가의 소유욕을 자극했다는 얘기다.


소더비_02.jpg 소더비 경매 웹사이트


그렇다면 피터 올슨이 이 그림을 경매에 내놓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뭉크가 작품 활동을 했던 피오르 근처에 뭉크를 기념하는 미술관과 호텔을 세우기 위해 그림을 내놓았다.

「절규」가 경매에 나온다는 소식이 삽시간에 퍼지고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이 경매에 달려들었다.


그들은 세 번째 그림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4천만 달러로 시작한 「절규」는 경매 시작 12분 만에 1억 1992만 달러에 낙찰됐다.


그림8_뭉크미술관_판화(1895).jpg 뭉크미술관 - 석판화(1895)



이토록 세 번째 「절규」가 큰 관심을 끈 데는 유일한 개인 소장품이라는 매력도 있지만, 작품 자체가 가진 특별함도 한몫했다. 파스텔로 그린 세 번째 그림은 다른 「절규」에 비해 더 선명하고 강렬하게 표현됐고,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도 나머지 세 점과 차이가 있다.


그림7_1.JPG 고개를 숙여 난간에 기대고 있는 남자는 세 번째 절규에만 등장한다.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세 점의 그림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더욱 뚜렷하게 알 수 있는데 절규하는 남자 뒤에 보이는 두 남자가 비교 포인트다. 세상에 공개된 세 작품은 남자들이 길을 걸어가는 것처럼 표현했다. 하지만 세 번째 그림은 다르다. 둘 중 한 남자가 고개를 숙여 난간에 기대고 있다. 이 표현은 판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세 번째 「절규」의 특별한 지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이 그림 프레임에는 뭉크가 직접 자신의 영감을 표현한 시가 있다. 이 시는 「절규」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그만큼 더 가치가 있다.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저녁, 나는 친구 두 명과 함께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나는 피곤하고 아픈 느낌이 들었다.
나는 자연을 뚫고 나오는 절규를 느꼈다.
나는 진짜 피 같은 구름이 있는 이 그림을 그렸다.
색채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정리하자면, 미술품 애호가들이 「절규」에 열광했던 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글 및 사진 출처 : <1cm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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