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내 건물 앞을 걸었다.
4개 건물 중 세 번째 건물.
그곳은 내가 특별히 애착을 갖고 운영하는 공간이다.
전 세대를 저소득층과 한부모 가정에게 장기 임대로 제공하고 있다. 조금 특별한 입주 조건이 있는 주택이다.
내 건물 임차인은 매월 책1권을 읽어야 한다.
입주민 중 한 명인 은주 씨가 아이 손을 잡고 인사를 건넨다.
“대표님, 여기에 이사 오고 나서 저희 애가 웃는 날이 많아졌어요. 정말 감사해요.”
나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아이 눈높이에 맞춰 인사를 건넸다.
햇살이 아이의 머리카락에 닿고, 그 투명한 미소가 아침 공기를 따뜻하게 데운다.
이게 내가 상상했던 삶이었다.
누군가의 삶에, 아주 조용하지만 깊은 영향을 주는 것.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간다.
5층, 내 사무공간.
유리창 너머로 도시가 깨어나고 있다.
탁 트인 시야, 정제된 고요, 그리고 내 삶의 맥박이 느껴지는 이 자리.
나는 매일 이곳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통유리창 앞에 앉아 싱잉볼 소리와 함께 오늘 가장 멋진 하루를 보낸 상상을 한다.
이미 이루어진 나의 삶을 감정으로 다시 그려내는 일.
놀랍게도, 그 글들이 하나씩 현실이 되었다.
책상 위엔 내가 기획한 교육 프로그램 개요서가 놓여 있다.
‘감정으로 상상하고, 상상으로 설계하고, 설계한 삶을 살아내는 법.’
이건 내 삶의 증거다.
죽음과 절망, 이혼과 우울, 그 바닥에서
나는 감정 하나로 삶을 다시 세웠다.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마신다.
헤이즐넛 향이 오늘도 나를 현재로 이끈다.
‘오늘은 어떤 상상이 나를 움직일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내가 특별해서 이뤘던 것이 아니다.
단지 나는 매일 아주 구체적으로 느꼈을 뿐이다.
이루어졌다는 감정을.
그 감정은 결국 시간과 돈과 공간과 사람을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