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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슬 Jul 15. 2024

그 시절, 생일파티 장소.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 일이었다. 지금보다 더 걷지는 못했지만, 친구들이 주는 <생일파티 초대장>을 많이 받은 편이라서 엄마가 나를 업고 파티장소인 생일 당사자의 집이나 예약한 가게로 생일파티 장소로 가게 되었다. 엄마와 선물을 들고 <친구의 집>으로 갔었을 때에는 처음에는 친구네 어머니의 표정이 밝았는데 쫑알쫑알 거리며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음식들을 잘 먹으니 정신은 없고, 배달음식을 동원을 했었어도 잘 먹는 아이들을 감당하기에는 매우 바빴다. 그나마 엄마끼리 사이였던 어머니께서 엄마께 '살짝살짝 도와줘''라고 S.O.S를 청했기에 그나마 전쟁 같은 생일파티가 끝났다.


지금 들었지만, 아이들 생일파티는 해주고 싶고, '내가 어떻게 해야 편안하게 생일파티를 진행할 수 있을까?'가 모든 어머니들의 큰 고민이었다. 또다시 다른 친구의 생일이 돌아왔다. 받은 초대장에는 장소가 남달랐다.

우리 집에서도 가깝기도 하고, 학교랑도 가까운 <돈가스가게>에 모두가 모여 1인 1 돈가스를 취향껏 주문을 할 수도 있었고, 반쯤 <대여>를 하셔서 우리 반 아이들, 생일당사자와 친한 친구들이 모였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키즈카페에 있을 법한 볼풀장이 있었다. 아이들은 거기에 가서 까르르 웃으며 놀았지만, 나는 거기까지 가기에는 무리여서 그저 앉아서 돈가스를 먹고, 리필이 자유롭게 됐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그때 '나도 저기서 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달콤한 아이스크림에 단순하게도 조금은 그 슬픔이 누그러졌다. 그렇게 생일파티가 장시간 동안 하게 되었고,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


'그래, 이거야'라고 엄마들은 생일은 00 돈가스가게로 생일파티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변수도 있었다. 가장 큰 것을 생각해 본다면 어느새 공식 생일파티장소가 되다 보니, "돈가스 그만 먹고 싶어요."라고 아이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여 사장님이 <배달>을 하는 것까지  내 생일파티도 그랬다. 아이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켜 먹기도 하였다. 나름 매상이 좋은 가게기도 하였고, 사장님의 무한 배려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내 생일파티 또한 이 가게에서 하였다. 내 생일은 삼복더위라고 하는 한 여름에 태어났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은 물론이었고, 엄마들도 모여서 족발에 맥주를 시켜 사장님도 나눠주고 그랬다. 그나마 안전한 포인트가 집 앞 근처에서 간단하게 먹는 술이기 때문에 아예 차를 안 가지고 오거나, 술을 먹지 않는 엄마들이 콜라를 마시며 음주를 한 엄마들은 술 안 드신 어머니들이 집 앞으로 데려다주고 가는 훈훈한 일도 있었다. 

내 생일은 달달한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아이스크림. 초등학교 때였기에 '부양자의 제한'이 있는 나이였지만, 내 생일파티에는 명목이 <생일파티> 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먹을 수 있었다. 다른 어머니들이 '적당히들 아이스크림 먹어라' 하거나 '아이스크림 횟수제한'이 있기도 하였지만, 아이들은 그래도 더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나 또한 그랬다. 달달한 아이스크림, 시원한 에어컨바람 너무 신났다.



그 시절, 우리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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