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키즈

주일은 쉽니다. (4)

by 다샤

그 전쟁터에 떨어진 건 내 의사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하나 확실한 건, 애매하게 착해서는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모 아니면 도, 선 아니면 악! 하나를 선택하고 목숨을 바쳐 싸워야 했다.


포스터 속 새하얀 수염이 덥수룩한 할아버지는 삿대질을 하며 외쳤다.


-자네, 천국에 가고 싶지 않나?


그렇게 우린 만나본 적도 없는 그의 부대에 들어와 있었다.


그들은 우리를 '바이블 키즈(Bible Kids)'라고 불렀다. 우리는 열정적이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도, 모두 사령관을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바이블 키즈들은 꼭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소문에 의하면, 그건 너무 일찍 전쟁터에 던져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때는 목숨을 바쳐 싸우던 녀석들도, 나이가 어느 정도 차면 전쟁터를 떠났다.


나에게도 그날은 왔다. 예상보다 더 빨리 찾아왔을 뿐. 나는 곧바로 사령관을 찾아갔다.


-사령관님, 저도 한계입니다. 이제 그만 안식일로부터 안식하겠습니다.


사령관은 허락했다. 하지만 대대장은 길길이 날 뛰었다.


-넌 이제 지옥에 갈 거야. 잠시라도 쉬면 바로 나락이라고.


그동안 수고했다는 말은 들을 수 없었다. 흙투성이가 된 채로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나는 그의 저주 섞인 말이 떠올라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왜 조금 더 목숨을 바치지 못했을까? 왜 조금 더 흙에 뒹굴지 못했지?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얼마나 울었을까, 뿌옇던 시야에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내 눈물들 위로 무언가가 그려졌다. 무지개였다.


-자네, 천국에 가고 싶지 않나?


저 멀리 나를 반기며 달려오는 아버지가 보였다. 집이었다.


-돌아왔다, 돌아왔어! 탕자가 돌아왔다!


그가 외쳤다. 어느새 흰 수염으로 덥수룩한 얼굴을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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